[아이뉴스24 김지수 기자] 국내 암호화폐 거래 가격이 해외 시세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일명 '김치 프리미엄'은 투자 과열과 해외 공급 제한 때문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암호자산 시장에서 국내외 가격차 발생 배경 및 시사점'에 따르면 작년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원화 표시 비트코인 가격은 글로벌 시장 가격보다 평균 5% 높게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암호화폐 투기 열풍이 불었던 지난 1월 글로벌 시장 대비 가격 차는 48%까지 확대됐다.
반면 미 달러화나 유로화 표시 가격은 글로벌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작년 7월부터 올해 5월 달러화 표시 비트코인 가격과 글로벌 가격과의 차이는 평균 -0.31%, 유로화 표시는 -0.19%로 오히려 낮게 나타났다.
엔화 표시의 가격차는 평균 4.23% 높은 것으로 조사되긴 했으나 FX 마진거래를 제외하면 차이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FX 마진 거래는 원금의 최대 25배까지 비트코인을 매수·매도하고 차익일 실시간 정산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더리움, 리플 등 다른 암호화폐 역시 비슷한 국내외 가격차가 발생했다. 최근 투자 수요가 진정되며 국내외 암호화폐 가격 차도 좁혀졌지만 향후 수요가 증가할 경우 가격 차가 크게 벌어지는 '김치 프리미엄'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비트코인 등 국내에서 거래되는 암호화폐 가격이 높게 형성된 것은 급증한 수요에 비해 공급이 따라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작년 12월 암호화폐의 글로벌 가격이 급등한 이후 국내 시장의 투자 수요도 급격히 불어났지만 해외로부터의 암호화폐 공급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 .
개인이 해외에서 암호화폐를 구입해 국내에서 판매하기 위해서는 거래소 가입, 자금 이체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특히 규제 강화로 해외 거래소 가입이 어려워진 데다 거래 대금 송금 한도로 인해 재정 거래를 더 어렵게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및 국내 비거주자의 국내 암호화폐 거래 제한도 수요 부족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금융기관 등 전문적인 시장 참가자가 아닌 개인들만 암호화폐 거래에 참여하고 있어 규모나 전문성 측면에서도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기술적인 측면으로 인해 급증하는 거래량을 감당하기 어렵고 높은 거래 비용이 발생하는 점도 거래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김동섭 한은 금융결제국 과장은 "실증분석 결과에 따르면 국내 암호화폐 가격과 글로벌 가격 간 괴리가 발생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다시 축소된 모습을 보였다"며 "그러나 암호화폐 가격의 국내외 격차는 그 자체로 국내 암호화폐 유통 시장의 이상 투기 과열을 나타내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김 과장은 이어 "암호화폐 투기 과열에 편승해 가격 조작 등 불공정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장 질서를 엄격히 확립할 필요가 있다"며 "막연한 가격 상승 기대를 바탕으로 비이성적인 투자 행태가 확산되지 않도록 암호화폐의 장단점과 한계, 관련 투자 행위의 위험성 등에 대한 교육과 홍보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지수기자 gs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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