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콘텐츠 플랫폼 시장에서 인공지능(AI) 기반 개인 추천이 대세가 됐다지만 여전히 음악 서비스는 '차트' 중심으로 이뤄진다.
넷플릭스나 유튜브 같은 동영상 서비스와 달리 음악은 인기있고 함께 따라부를 수 있는 곡을 찾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아직 이용자들이 개인 추천에 익숙해져 있지 않다는 얘기다.
이 같은 상황에서 SK텔레콤은 지난 11일 '플로'란 새로운 음악 플랫폼을 출시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겠다는듯이 기존 플랫폼과는 달리 차트 대신 이용자 맞춤형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플로를 직접 써봤다. 서비스에 가입해 좋아하는 장르, 아티스트를 설정하니 홈 화면에 이용자 취향을 고려한 음악 리스트가 나타났다. 이는 매일 바뀐다. SK텔레콤은 플로에서 많은 음악을 들을 수록 더 고도화된 추천이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자의 경우 화면 상단엔 '아티스트 플로', '커피와 함께 부드러운 팝 발라드', 추억 속 애절한 소울 발라드', '코 끝 시린 계절의 감성 발라드'와 같은 추천 리스트가 떴다. 좋아하는 아티스트 음악을 들려주거나, 기존에 듣거나 좋아하는 장르의 음악을 들려 주는 식이다.
이보다 하단에는 아침에는 아침에 듣기 좋은 음악, 저녁에는 저녁에 듣기 좋은 음악 등이 제공된다.
만족할만한 리스트도 있었지만 너무 생소한 음악이 담겨 있는 리스트도 있어 중간에 멈추는 경우도 있었다.
노래 하나를 들으면 앨범 커버 이미지가 뜨고 재생 설정 등을 하는 부분은 다른 서비스와 비슷했다. 다른 점은 탭에 '유사곡'이 있다는 점이다. 다만 아직 서비스 초기라 그런지 유사곡이 나타지 않는 곡도 종종 있었다.
다른 부가 서비스 측면에선 '읽는 재미'가 덜했다. '알바' 논란이 있을지언정 다른 이용자들이 남긴 댓글이나 좋아요를 참고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게 없다보니 앱을 보는 시간은 다른 음악 앱보다 줄어들었다.
이용해 보니 '플로'는 마치 AI 음악 배달 서비스와 같았다. 굳이 컴퓨터로 곡 정보를 찾거나 신보 날짜를 기억하지 않아도 취향에 맞는 다양한 음악을 들려준다는 점에서 편했다.
그러나 이용자로서 지금 가장 인기 있는 곡이 궁금해 '둘러보기' 버튼을 누르고 차트를 종종 찾아 봤다. 논란은 많지만 기존 음악 서비스들이 차트를 메인 화면에서 배제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플로 앱마켓 리뷰를 봐도 '차트'를 메인 화면에서 보기위한 설정방법을 묻는 이용자들이 제법 있었다. 다른 콘텐츠와 달리 음악은 새로운 곡보다 알고 있거다 듣고 있던 곡을 찾는 경향이 커서 매일 추천 리스트가 바뀌는 시스템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플로'는 차트를 찾지 않아도 될 만큼 이용자 취향에 딱 맞는 음악을 들려 줄 수 있어야 기존 서비스와 경쟁할 수 있다. 이용자의 음악 감상 습관을 바꿔야 승산이 있다. SK텔레콤의 실험이 성공으로 이어질지 실험에 그칠지는 지켜봐야할 듯 하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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