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서울 강남 주요 핵심 상권인 삼성역 상권이 명동에 이은 새로운 '뷰티 집결지'로 떠오르고 있다. 몇 년 전까지 쇼핑몰 안에 더페이스샵, 이니스프리 등 원 브랜드숍들만 주로 운영됐던 이 상권은 신세계 '스타필드'가 들어선 후 활성화 돼 국내 H&B(헬스앤뷰티) 업체들이 하나, 둘 입점하며 업계의 격전지로 급부상했다.
지난 23일 찾은 삼성역 상권에는 24일 국내 첫 매장을 오픈하는 '세포라'를 비롯해 '시코르', '올리브영', '랄라블라', '롭스', 부츠', '라페르바', '아리따움' 등 주요 뷰티 편집숍들이 들어서 있었다. 또 '네이처리퍼블릭'과 '더샘', '더페이스샵', '러쉬', '이니스프리', '에뛰드하우스', '토니모리', '키엘' 등 원브랜드숍들도 스타필드 코엑스점 내부 곳곳에 위치해 있었다.
삼성역 상권은 파르나스몰과 스타필드 코엑스점을 중심으로 다양한 맛집과 패션·뷰티 매장이 집결돼 있었다. 특히 스타필드 코엑스점 안에 '별마당 도서관'이 생긴 후에는 유동 인구가 많아지면서 상권이 이전보다 크게 활성화 돼 있었다. 특히 '별마당 도서관'과 쇼핑몰 내부를 구경하기 위해 몰린 외국인 관광객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유동 인구 증가로 이곳에는 잘 나가는 H&B 스토어들도 하나, 둘 몰려들었다. 오피스 상권을 중심으로 20~40대 여성 고객이 많은 데다, 스타필드 코엑스점을 찾는 젊은 층들이 많아지면서 이들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는 뷰티 브랜드들의 테스트 베드로 적당하다는 판단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역은 전통적인 비즈니스 상권으로 구매력 있는 직장인이 많아 뷰티업계에서도 매력적인 장소로 평가되고 있다"며 "호텔과 면세점, 백화점까지 고루 갖춰 K뷰티에 관심있는 관광객까지 접점이 커 여러 측면에서 장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샤넬 뷰티'도 조만간 이곳에 입점할 예정"이라며 "'세포라' 입점을 기점으로 삼성역 상권으로 해외 뷰티 브랜드들의 입점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동주 세포라 코리아 대표는 "소비자들이 뷰티 멀티 스토어에 대해 익숙해지고, 프리미엄 시장이 더 활성화 될 때까지 기다리며 신중하게 시기를 검토하느라 다소 한국 진출이 늦어진 것으로 비춰지게 됐다"며 "국내에서 직구족이 가장 많은 강남이 1호점 오픈에 적합하다고 생각했고, 그 중에서도 교통이 좋고 유동인구가 많은 파르나스몰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날 둘러본 '세포라'는 해외에서 경험했던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매장 분위기는 좀 더 깔끔한 듯 했고, 매대 구성과 동선도 한국인 소비자들의 선호도에 맞춘 듯 했다. 또 기존 H&B 스토어에서 많이 볼 수 없었던 미니 사이즈의 제품들이 정갈하게 한쪽 코너를 차지하고 있는 것도 눈에 띄었다. 타르트·후다뷰티 등 해외에서만 접할 수 있었던 브랜드들과 가성비 좋기로 유명한 세포라 컬렉션 상품들도 곳곳에 비치돼 있어 구매 욕구를 자극했다.
이날 매장에서는 29명의 '뷰티 어드바이저'들이 고객 맞이 준비에 분주했다. "세포라 컬렉션이 어디 있나요?"라는 질문을 하자마자, 한 남성 뷰티 어드바이저는 "스킨케어 제품을 원하세요, 메이크업 제품을 원하세요?"라고 물은 후 "스킨케어"라고 답하자 마치 매장 지도를 달달 외운 듯 거침없이 걸어가며 안내했다. 또 각 제품들의 특성은 무엇인지 설명해주고, 다른 필요한 것은 없는 지 세심하게 물었다.
세포라 코리아 관계자는 "최근 남성 소비자들도 뷰티에 관심을 갖는 추세여서 이들을 응대하는 직원도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세포라 1호점에서 근무하는 남성 뷰티 어드바이저는 6명 정도"라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체험형 시설도 다양하게 구성돼 눈길을 끌었다. 뷰티 어드바이저를 통해 15분간 메이크 오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뷰티 플레이'를 비롯해 피부 상태 진단을 통해 스킨케어 제품을 추천받는 '스킨크레더블', '다이슨 헤어 스타일링 바' 등을 고객들이 경험해 볼 수 있도록 갖춰놓고 있었다. 특히 '다이슨 헤어 스타일링 바'는 세포라에서 최초로 한국에 먼저 선보인 곳으로, 다이슨 드라이기·고데기 등을 직접 사용해볼 수 있었다.
김 대표는 "고객들이 세포라 매장에서 편하고 자유롭게 놀다가 갈 수 있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제품 테스트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뷰티 서비스를 체험하고 경험하면서 몇 시간이고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세포라 1호점의 오픈을 앞두고 10여분 거리에 위치한 일부 경쟁업체들은 고객을 뺏길까 노심초사하며 상품력을 보강하거나, 이벤트로 고객들을 끌어모으고 있었다. 이날 낮 12시쯤 방문한 '올리브영' 코엑스점은 직원들이 각 코너마다 배치돼 상품을 채워넣고 있었다. 매장 내부는 다소 어수선했으며, 젊은 여성 고객들이 곳곳에서 쇼핑을 즐기고 있었다.
'시코르'는 세포라 오픈 시점에 맞춰 코엑스점에서 'K뷰티 위크'를 열어 맞대응에 나선 모습이었다. 매장 앞에는 인기 K뷰티 제품을 얻기 위해 이벤트 시작 전까지 기다리는 고객들로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일부 상품은 30% 할인된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고, 멤버십 우수 고객들을 위한 10% 할인 프로모션도 진행됐다.
그러나 '부츠', '롭스', '랄라블라' 등 다른 매장들은 '세포라' 오픈 전에도 큰 긴장감을 느끼지 않는 듯 했다. '더페이스샵', '더샘' 등 원 브랜드숍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이 매장들은 '올리브영', '시코르'에 비해 손님도 많이 없어 한산한 듯 보였다.
이희은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코리아 선임연구원은 "세포라는 LVMH 계열의 프리미엄 뷰티 전문 매장인 만큼 명품 브랜드 및 해외에서만 구매 가능했던 프리미엄 뷰티 브랜드들을 적극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세포라 진출에 대비해 원브랜드숍, 드럭스토어는 이들과는 다른 라인업과 전략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LG생활건강이 더페이스샵, 비욘드 등 각각의 원브랜드 숍을 '네이처 컬렉션'이라는 멀티 브랜드 숍으로 변화시키는 것과 에이블씨엔씨가 미샤를 포함한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는 '눙크(NUNC)'를 오픈하는 것은 대응전략의 일환"이라며 "올리브영, 롭스와 같은 국내 드럭스토어들은 '마녀공장'이나 '삐아'와 같은 경쟁력 있는 인터넷 기반 중저가 브랜드, 해외 유명 더마브랜드 등을 우선적으로 배치해 프리미엄 뷰티 브랜드나 원브랜드숍 브랜드들과 비교 시 품질이나 가격 측면에서 경쟁력을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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