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3차 공판에서 이 부회장 및 삼성전자측 피고인에 대한 양형을 두고 특검과 변호인측의 불꽃 공방이 이어졌다.
삼성전자측 변호인단은 국정농단 관련 80여억원의 뇌물 및 횡령 혐의에 대해 박근혜 전 대통령, 최서원(최순실)씨의 강요에 의한 것이라고 변론했다. 경영승계 등 실질적 청탁이 없었던 만큼 국정농단 사건의 피해자에 가깝다는 취지다. 특검이 1심과 마찬가지 이 부회장에 대해 10년 이상 중형을 선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데 대한 반론이다.
6일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 3차 공판기일에서 특검측은 "양형은 피고인이 저지른 범죄에 대한 형을 정하는 것으로 형사재판의 최종 목적지이자 결론"이라며 대법원의 파기환송 취지에 따라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변했다.
특검측은 "이 사건의 본질은 정경유착으로써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과 경제권력인 이 부회장간 계속된 검은 거래"라며 "적정 형량은 징역 10년 8월에서 16년 5월로 정경유착의 고리를 단절하고 삼성전자가 비판과 비난의 대상이 아닌, 존경과 사랑의 대상이 될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호인측은 앞선 두 차례 공판기일에서 유무죄 여부 대신 양형에 대해 변론을 집중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대법원은 비선실세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지원 용역비용, 마필 및 구입비,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 등 86억원을 뇌물로 인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따라 특정경제가중처벌법을 적용, 중형에 처해야 한다는 게 특검의 입장이다. 혐의는 인정하되 이 부회장측이 국정농단 피해자로서 측면도 큰 만큼 선처가 필요하다는 게 변호인측 논리다.
그 핵심 논거가 삼성측이 최씨측에 건넨 승마지원, 마필 구입비 등이 강요에 의한 것이라는 점이다. 변호인측은 "헌법재판소가 국정농단 사건에 대해 최서원측이 박 전 대통령의 지위를 이용해 사익을 추구한 사건으로 정리했다"며 "특검은 이 부회장 등이 대통령과 대등한 지위에 있거나 동등한 책임을 부담해야 하는 것처럼 이미지를 덧씌웠다"고 주장했다.
또한 "전두환 정부로부터 박 전 대통령까지 권력 남용으로 기업을 압박한 사례를 쉽게 찾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두환 정부의 국제그룹 해체,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에 대한 대선 출마 이후 고강도 세무조사가 그 같은 사례라는 것이다.
변호인측은 "질책을 동반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강한 요구로 수동적 지원에 이르게 된 것으로 (국정농단 사건의 발단인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출자 등) 다른 기업의 사례와 다르지 않다"며 "기업들이 현실적으로 대통령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렵고 거절할 때 불이익을 감수하는데 이는 삼성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특검은 당초 이 부회장측의 제일모직, 삼성물산 합병과정 등 경영승계 현안에 대한 추가적인 혐의 입증을 예고했다. 이와 간련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관련 증거 채택을 신청했으나 이날 재판에선 결정이 미뤄졌다.
변호인측이 신청한 증인 중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 부회장의 다음 재판은 내달 17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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