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중견 완성차 쌍용차, 르노삼성차, 한국지엠(GM) 3사에 비상이 걸렸다. 올해에도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만한 신차를 내놓지 못하고 있어서다. 예상보다 불황의 터널이 길어지면서 이들 중견 완성차업체들이 올해 어떤 돌파구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완성차 업계 '언더독(underdog)'으로 평가되는 이들 3사는 이렇다할 신차 없이 보릿고개에 접어들었다. 언더독은 본래 투견(鬪犬)에서 밑에 깔리는 개를 뜻하는 것으로, 경제용어로는 경쟁에서 이기거나 성공할 가능성이 낮은 약자로 빗댄다.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 기아차에 이어 3위에 오른 쌍용차는 암울한 해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지난해 판매실적이 총 13만5천235대로 전년과 비교해 5.6% 감소한 초라한 성적표는 받았다. 내수 판매는 10만7천789대로 1.2% 줄었고, 반제품조립(CKD)을 포함한 수출은 2만7천446대로 19.7% 감소했다. 코란도가 1만7천413대 판매되며 전년보다 382.4% 증가해 실적 견인에 나섰지만, 다른 차종의 판매가 모두 감소해 전체 실적을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시장 일각에선 쌍용차가 신차를 선보일 것이라는 기대를 보내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현재 쌍용차의 신차 계획은 공백이다. 지난해 티볼리와 코란도, 렉스턴 등 기존 모델들의 신형으로 돌파구에 나선터라 올해 불투명해지고 있다. 코란도 기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선보일 계획이었지만, 개발지연으로 이마저도 시기를 논할 단계가 아닌 상황이다. 현재 기업경쟁력 강화 방안이 추진되는 만큼 올해 판매도 회복될 것이라고 회사측은 기대했다.
지난해 부침이 심했던 르노삼성차는 신차로 반전을 꾀할 계획이다. 르노삼성차는 쿠페형 SUV 신차 ‘XM3’를 출시한다. 현대차 소형 SUV 코나와 준준형 SUV 투싼 사이에 있는 차급이다. 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수입차 모델도 강화한다. 완전변경 모델로 소형 SUV ‘QM3’를 르노의 ‘캡쳐’라는 이름으로 선보이며, 르노의 전기차인 3세대 ‘ZOE’도 출시한다.
다만 르노삼성차 노사가 이견을 좁히지 못한채 지난해 6월 이후 7개월 만에 직장폐쇄에 나서는 등 또다시 첨예한 갈등을 겪고 있다. 향후 노사 관계 이슈로 경쟁력 약화와 이에 따른 생산 고용 감소 등으로 실적개선의 발목이 잡히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한국GM은 최악을 상황에 직면해 있다. 지난해 수입차 벤츠에도 밀리면 국내 판매량에서 6위로 주저 앉았다. 지난해 한국GM은 국내 시장에서 전년보다 18.1% 줄어든 7만6천471대 판매에 그치며 내수 기준 2002년 회사 출범 이후 처음으로 꼴찌를 기록했다. 국산차 '부동의 3위'를 기록했던 한국GM으로선 굴욕적인 성적이다.
한국GM은 오는 16일 준중형 SUV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출시로 올해 명운을 건 승부에 나설 계획이다. 트레일블레이저는 한국GM이 지난해 5년간 15개의 신차 및 부분변경 모델 출시를 공언한 이후 일곱 번째로 국내 시장에 선보이는 차량이자 한국GM이 약속한 미래 계획의 반환점을 도는 의미 있는 모델이다.
쌍용차, 르노삼성, 한국지엠 등은 새해 차량 가격을 더 낮추며 공격적인 마케팅가며 생존에 안간힘을 쓰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부진에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판매량이 줄어들자 중견 완성차 업체들이 타격을 입는 상황"이라며 "지난해 이어 올해 상황은 더욱 악화되는 '빈익빈' 현상"이라고 예상했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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