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 부당합병 의혹 재판에서 삼성이 합병 후 시너지 효과로 제시했던 '2020년 삼성물산 매출 60조원'은 도전적 설정이지, 100% 달성이 전제된 목표는 아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검찰은 삼성이 합병 주주총회를 통과하기 위해 주주들에게 합병 시너지 효과를 과장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당시 삼성에서 시너지 효과를 산정했던 증인은 회사와 경쟁사,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매출을 산정했고 이 과정엔 문제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는 6일 자본시장법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부정거래·시세조종)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에 대한 69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 증인으로는 합병 전 제일모직에서 삼성물산과 합병을 추진했던 제일모직태스크포스(TF), 합병 후 통합TF에서 기획 업무를 담당했던 황 모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재용 부회장 변호인단은 합병 후 시너지 효과 산정에 근거가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목표치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삼성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2015년 합병하면 시너지 효과로 2020년엔 매출 60조원을 달성할 수 있다고 전망했지만, 실제 매출은 30조원에 그쳤다.
변호인은 증인에게 "목표 매출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설정하냐"고 물었다.
황 씨는 "해당사업 분야의 시장 규모, 성장률을 예측하고 여기에 회사가 과거 성장해 온 경로, 회사가 보유한 역량, 경쟁사의 상황 등을 고려해 회사가 미래에 어느 정도까지 클 수 있는지를 추정한다"며 "기획 담당자가 혼자하는 건 아니고 각 부서의 담당자들과 여러번 회의를 거처서 목표를 설정한다"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중장기 계획은 수년 후 비전을 제시하는 도전적 설정"이라며 "목표 수립 당시와 경영 환경이 달라지면 달성 가능성이 낮아지기도 하냐"고 질의했다. 황 씨는 "그렇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내부 문건을 봐도 중장기 비전 이런 표현이 보인다"며 "시너지 효과는 합병이 된다고 해도 100% 달성보다는 합병 기대효과를 의미하는 것이냐"고 물었다. 황 씨는 "동의한다"고 답했다.
검찰은 목표 달성 가능성을 얼마로 봤는지 추궁했지만, 증인은 중장기 목표는 연도별 계획과 가능성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증인이 중장기 사업계획은 도전적 설정이라고 했다"며 "달성 가능성을 몇 퍼센트로 봤냐"고 물었다.
황 씨는 "중장기 목표라는 게 회사 비전을 제시하는 일"이라며 "연도별 경영계획과 달리 달성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연도별 경영계획은 보수적이고 조직 평가하고 관련이 있다"며 "현실적으로 수립된다"고 덧붙였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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