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희생정신.'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내야수)가 구단 역사상 두 번째 영구결번 주인공이 됐다.
롯데는 8일 사직구장에서 LG 트윈스와 홈 경기를 치렀다. 롯데의 올 시즌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이자 이대호에게도 선수 생활 마지막 경기가 됐다.
롯데-LG전이 끝난 뒤 이대호의 공식 은퇴식이 열렸고 이 자리에서 영구 결번식이 진행됐다. 이대호의 등번호 '10'은 故 최동원의 11번 옆에 자리하게 됐다.
이대호는 이날 경기에 앞서 열린 공식 회견에서 현장을 찾은 취재진의 영구 결번에 대한 물음에 "나 또한 최동원 선배를 보고 야구를 했다"며 "희생정신이라고 본다. 나도 후배 선수들에게 늘 말하는 게 이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마음가짐을 갖고 매 경기를 뛰어야한다고 본다"며 "후배들 중 딱히 꼽자면 한동희와 김민수(이상 내야수)에게 주로 이 이야기를 한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둘에게 최근 그런 얘기를 좀 더 자주했다. 잠재력은 충분한 선수라 그렇다"고 설명했다.
최동원과 이대호는 차이점이 있다. 한국시리즈 우승 여부다. 최동원은 지난 1984년 롯데의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그는 1, 3, 5, 6, 7차전에 등판하면 롯데가 거둔 4승을(1패) 모두 책임졌다.
그러나 이대호는 롯데에서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단 한 번도 한국시리즈 무대에 서지 못했다. 그는 "일본 진출도 도전이지만 미국에 갈 때도 그랬다. 한국으로 다시 돌아올 때도, 미국에 남을 수 있었지만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 롯데 복귀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대호는 다시 한 번 "우승을 못하고 후배들에게 이런 짐을 지우게 해 정말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KBO리그 최고의 타자라는 수식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대호는 "마지막 까지 정말 좋은 모습을 보이려고 했다"며 "좀 더 노력해보자는 생각을 계속했다. 그래야 팬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고, 보내주신 사랑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봤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회가 돤다면 롯데로 와 코치를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다"고 했다.
하지만 향후 계획이나 활동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이냘 롯데 홈 팬들 뿐 아니라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에서 활동할 당시 인연을 맺은 일본 팬들과 일본 취재진도 사직구장을 찾았다.
이대호는 "일본 팬들도 찾아와 만났는데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고 떠나서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동빈 구단주 겸 롯데그룹 회장도 이날 사직구장을 직접 방문해 이대호와 롯데 선수들의 경기를 직접 지켜봤다.
신 구단주 겸 회장은 이대호와 아내 신혜정 씨에게 영구 결번을 기념하기 위한 커플링을 선물했다. 이대호는 자신의 1루수 미트를 신 구단주에게 전달하며 화답했다.
한편 롯데 구단은 이대호의 영구 결번 위치에 대해 "최동원의 번호 바로 옆(사직구장 외야 왼쪽 - 본부석 기준)에 두려고 했으나 자리가 없다. 그래서 외야 오른쪽 자리에 둘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영구결번 색상과 디자인에 대해서도 "11번과 맞추려고 하는데 팬들로부터는 줄무니 유니폼 디자인를 원하는 의견도 있다"며 "추후 새 구장이 건립될 경우 10번과 11번을 나란히 두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대호는 올 시즌 142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3푼1리(540타수 179안타) 23홈런 101타점을 기록했다. 프로 통산 개인 성적은 1971경기에 나와 타율 3할9리(7118타수 2199안타) 374홈런 1425타점 11도루 972득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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