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2년 부회장이 된 지 10년 만에 회장직에 올랐다.
이 회장이 그동안에도 총수 역할을 해 왔지만 공식적으로 '회장' 타이틀을 달면서 인수·합병(M&A) 등 통 큰 투자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27일 이사회를 열고 이 회장의 승진을 의결했다. 이 회장은 지난 8월 복권된 이후 국내외에서 경영 활동 보폭을 넓혀 왔고, 이날 회장직에도 오르면서 그동안 밀렸던 삼성의 M&A에도 탄력이 불을 전망이다.
삼성은 2017년 하만 인수 이후 아직까지 대규모 M&A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한 만큼 의사 최고 결정권자로서 '빅 딜' 수준의 M&A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도 M&A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5월 열린 삼성호암상 시상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M&A 관련 질문에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 인수 대상으론 반도체, 인공지능(AI), 로봇 기업 등이 예상된다. 특히 삼성이 반도체 사업 중 상대적으로 취약한 시스템반도체 업체들이 인수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NXP, 인피니언, ARM 등 업체가 거론되고 있다.
이 회장은 2019년 4월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을 내놓으며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확실히 1등을 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또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생산·연구개발(R&D)에 133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실제로 이 회장은 지난 4일 ARM의 모회사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과 서초 사옥에서 회동하기도 했다.
ARM 지분 매각 등의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고 포괄적 사업 협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업계의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물론 M&A가 이 부회장의 의지, 자금만으로 성사되는 건 아니다. 연초 엔비디아도 ARM 인수를 시도했지만 규제 당국의 심사 관문을 넘기지 못했다.
이에 따라 삼성이 규제를 피하고 투자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다른 기업들과 지분 투자 등을 통해 M&A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승진하면서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어느 방식으로든 M&A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며 "다만 기존 사업과 시너지, 규제 리스크 등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사진=김성진 기자(ssaj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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