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타격감 회복 신호일까. 소속팀 키움 히어로즈를 비롯해 KBO리그를 대표하는 좌타자 이정후는 올 시즌 개막 후 좀처럼 타격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정후가 오랜만에 멀티 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와 타점을 손에 넣었다. 그는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주중 원정 3연전 둘째날 경기에서 지명타자 겸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이정후를 신경썼다. 타격감을 찾기 위해 수비 부담을 줄이고 한 타석이라도 더 나설 수 있도록 타순을 앞으로 댕겼고 지명타자로 내보냈다.
이정후는 이날 홍 감독의 배려에 답했다. 1, 3회초 맞이한 타석에선 삼진과 2루 땅볼로 물러났으나 세 번째 타석에서 기다리던 안타를 쳤고 7회초 빅이닝에 힘을 보탠 2타점 적시타를 쳤다.
이날 자신에게 마지막이 된 8회초 타석에선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3타수 2안타 1볼넷 2타점을 기록했고 키움은 LG에 11-1로 이겼다.
이정후가 5월 들어 가장 최근 멀티히트를 친 건 지난 2일 삼성 라이온즈전(5타수 2안타)이다. 경기 수로는 7경기, 일수로는 8일 만에 멀티 히트를 달성했다.
그는 LG전이 끝난 뒤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만나 자리에서 "무엇보다 팀이 연패를 끊어(키움은 이날 승리로 최근 5연패를 마감했다) 다행"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정후는 부진한 타격에 대해 "힘들지만 스트레스를 받지 말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좀처럼 올라오지 않고 있는 타격감 때문에 이정후는 주변에서도 많은 조언을 받고 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한 가지 깨우친 게 있었다. 이정후는 "내 스스로가 지난 시즌 좋았던 때를 자꾸 생각하고 기억하려고 했다"며 "들었던 조언 중에 '그런 것만 되돌아보다가 시즌이 끝난다'는 말이 있었다. 지금이 그리고 현재가 중요한데 너무 지난 일에 매달렸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성적이 좋지 않다보니 타석에서 생각이 많아졌다. 무엇보다 팀 동료들에게 너무 미안했다"고 덧붙였다. 이정후가 일단 선택한 건 '생각 줄이기'다. 그는 "물론 현재 타격 성적에서 나아지지 않고 올 시즌을 마칠 수 도 있겠지만, 어느 순간 내 스스로도 지금 상황을 인정하게 됐다"며 "안된다는 걸 인지했다"고 얘기했다.
이정후는 "그래도 팀원들에게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고 말하고 싶다"고 웃었다. 그는 "오늘(10일) 경기에서도 후반부에 안타가 나왔고 팀 승리로 이어질 수 있어 다행이었다"며 "어제(9일) 경기에서도 상대 수비에 잡히긴 했지만 정말 오랜만에 밀어친 잘 맞은 타구가 나왔다. 이런 부분은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도 "아직은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급하게 마음먹진 않겠다"고 했다. 차근 차근 풀어가는 가운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노력한다면 팀 동료, 코칭스태프 그리고 야구팬들이 기억하는 타격이 다시 나올 가능성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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