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플래시메모리 진영이 어느덧 저장장치의 제왕 하드디스크(HDD)를 위협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성장하며 두 진영간의 영역싸움이 본격화 되게 됐다.
그 계기는 바로 삼성전자의 16Gb 낸드플래시 개발 성공이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낸드플래시 기술을 계속 발전시켜 모바일 저장장치 부분에서 HDD진영을 무너뜨린다는 계획.
반면 HDD측은 그래도 HDD의 생명력은 계속된다며 종말론에 회의적인 입장이지만 이미 일부 제품군의 경우 제품력을 상실할 상황에 몰리며 당황해 하는 눈치가 역력하다.
◆삼성전자, 낸드플래시로 모바일 저장 시장 석권 노려
삼성전자측은 앞으로 모든 모바일 기기의 데이터가 낸드플래시에 저장될 것이라며 HDD측을 집중 공략하고 있는 상황. 삼성전자의 황창규 반도체 총괄 사장은 "오는 2010년이면 32GB 낸드플래시 메모리에 일주일간의 모든 생활을 저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는 삼성이 사실상 32GB까지를 우선적인 HDD 공략 범위로 삼고 있다고 바꿔 해석할 수 도 있다.
현재 낸드플래시의 추격권에 있는 HDD는 1인치와 1.8인치 2.5인치 제품들이다. 노트북용으로 주로 쓰이는 2.5인치 제품도 낸드플래시의 공략대상이긴 하지만 당장 발등의 불이 떨어진 것은 1인치 제품들이다.
1인치 초소형 HDD는 DSLR카메라용 마이크로드라이브와 애플의 MP3플레이어 아이팟미니용 HDD용으로 사용되면 전성시대를 맞았었다.
그런데 아이팟미니는 발표 1년만에 삼성의 낸드플래시 메모리에 길을 내어주며 존립위기에까지 몰리고 말았다. HDD를 채용한 아이팟미니와 낸드플래시를 채용한 아이팟나노의 가격이 큰 차이가 없게 된것은 불과 몇년전만해도 상상할 수 없던 일. 그만큼 충격은 클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연말께 삼성이 60나노 8Gb 낸드플래시 양산에 돌입하면 1인치 HDD진영의 고민은 더욱 커질 전망. 이제 저렴한 가격에 칩하나로 2GB를 저장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마당에 굳이 HDD를 사용하려는 사용자는 점차 감소할 수 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HDD, 모바일 시장 버리고 CE로 가야하나
HDD가 살아남기 위한 길은 용량 증대 뿐이지만 크기에 민감한 모바일용 저장장비 시장에서는 낸드플래시의 공략을 버텨내기는 쉽지 않다는데 고민이 있다.
강대원 맥스터코리아 지사장은 "맥스터는 현재 12GB급 1인치 HDD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며 "여전히 용량증대가 HDD진영의 방어전략이다"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HDD는 낸드플래시 대비 열세인 발열, 전력소모, 소음 등에서는 당해낼 재간이 없다.
게다가 HDD와 함께 낸드플래시도 집적도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는 점도 수성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삼성이 매년 반도체집적도가 2배로 증가한다는 '황의법칙'을 계속 이어간다면 용량 확대만이 유일한 방어책인 초소형 HDD진영으로서는 아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지만 HDD진영이 느긋한 부분도 있다. 바로 디지털가전기기와 같은 CE용 제품군이다. 주로 고용량 3.5인치 제품이 많이 사용되는 CE용은 가격면에서 아직 낸드플래시가 공략에 나서기에는 간격이 많아 보인다.
신영민 웨스턴디지털코리아 사장은 "이제 HDD시장은 컴퓨터 분야서 CE로 급격히 전환될 것"이라며 "당분간 3.5인치 CE용 HDD시장은 꾸준한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백종민기자 cinqang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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