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현대제철 서강현 사장이 취임 1년 만에 시험대에 올랐다. 회사 내외부에 잔뜩 리스크가 쌓여 어떻게 돌파할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노조와 강대강으로 대치하고 있고 시장침체와 미중 갈등으로 인한 통상 문제도 걸림돌이다.

26일 철강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노조와 사측은 지난해부터 이어온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을 놓고 양보 없는 강대강 대치를 벌이고 있다.
노조는 지난달 21일부터 총파업과 연속 공정의 일부를 제한하는 부분적·일시적 파업을 진행했고, 사측은 충남 당진제철소 냉연공장 설비 일부(PL/TCM)에 대해 부분 직장폐쇄로 맞섰다. 이로 인한 회사 손실도 커지고 있다.
현대제철을 둘러싼 대외환경 역시 녹록지 못하다. 지난해부터 지속돼온 건설경기 불황과 중국산 저가 철강 물량 공습으로 철강 업계 전체가 불황에 신음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제철은 중국산 열연강판이 국내에 비정상적으로 헐값에 공급되고 있다며 통상 당국에 제소를 할 만큼 중국발 철강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 하다.
미국발 관세 리스크 등 대외 변수도 우호적이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수입되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25%의 관세를 부과키로 하면서 그동안 한국이 적용 받아온 철강 수출 물량 쿼터제도 폐지하겠다고 공언한 상황이다.
취임 1년을 막 넘긴 서 사장으로서는 셋 모두 쉽지 않은 숙제다.
서 사장은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평가된다. 현대자동차에서 회계와 재경 등 재무 분야 중책을 맡아왔다. 지난 2021년 현대자동차 기획재경본부장을 역임한 바 있다. 노조의 임금 제시안을 더 이상 수용하지 않기로 한 사측의 방침 역시 재무통인 서 사장의 결심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대제철로 적을 옮긴 이후에도 재무 건전성 강화에 중점을 뒀다. 2023년 80.6%이던 부채비율을 지난해 79.7%로 낮추는 성과도 거뒀다. 적자를 지속하던 회사를 지난해 4분기 흑자전환시킨 것 역시 그의 공으로 평가된다.
이 성과를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내수 침체를 만회하기 위한 수출 확대와 해외 직접 진출 등의 대안을 내와야 한다. 실제로 현대제철은 미국 현지에 철강 생산 공장 건립을 검토 중에 있다. 이는 최대 10조원 규모가 들어가는 사업으로 조지아주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생산 공장에 강판을 공급하기 위한 전략이다.
미국 시장 진출은 서 사장의 승부수로도 평가된다. 현대제철로선 첫 해외 생산공장 추진인데다 성장의 돌파구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현대자동차와 함께 미국의 통상 압력을 헷지할 수 있는 수단일 수 있다.
현대제철을 잘 아는 업계 한 관계자는 "대규모 투자를 고민하고 있는 만큼 서 사장이 사력을 집중할 수 있는 리더십을 보여야 할 때"라고 평가했다.
/이한얼 기자(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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