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트럼프표 관세 폭탄이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이 한국 철강 업계를 주시하고 있다.
미국 관세에 따른 피해가 다른 나라 철강회사들에 비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중국산 저가 공세로 업황이 나빠지자, 기업 신용등급을 조정하기 위해서다.
철강업계의 신용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글로벌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방위적 관세 부과 조치로 한국 철강회들이 역내 경쟁사들보다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철강사가 역내 경쟁사와 비교해 미국 시장 점유율이 크다는 게 근거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한국 철강 제품은 미국 철강 수입량의 약 10%를 차지하는데 이는 중국(2%), 일본(4%)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미국 정부가 한 달간 유예하기로 했던 멕시코와 캐나다산 제품에 대한 25% 관세부과를 지난 4일 발효하면서 우려는 더 커졌다.
국내 대표 철강 기업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멕시코와 캐나다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산 철강에 대한 관세 부과는 향후 양국 정부간 통상 교섭을 통해 조정될 여지가 있지만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 조치는 사실상 확정된 상황이다.
기업 신용등급에 이런 상황을 반영하려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기업 신용등급 전망은 자금 조달의 핵심 지표로 여겨진다. 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뀌게 되면 실제 신용등급 역시 수개월 내에 하향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회사채 발행 금리도 덩달아 올라갈 수밖에 없다.
S&P는 지난해 12월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영향으로 올해 국내 기업들의 신용전망을 '부정적'으로 봤다. 국내 철강사 중 현대제철과 포스코는 더욱 고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관세 부과 영향을 상쇄하기 위해 미국 현지 생산 거점을 고심 중이기 때문이다. 현지에 생산 거점을 구축하려면 크게는 수조원이 소요된다.
국내 신용평가사인 나이스신용평가는 "중국의 공급과잉, 미국 관세조치 등 부정적인 산업환경 아래 실적 저하 추세가 장기화하고 있어 주요 철강사를 포함한 업계 전반의 신용위험이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과 미국의 관세 교섭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국내 철강사들이 처한 경쟁적인 시장 상황과 기업 내부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 역시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한얼 기자(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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