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서울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세 매물을 찾는 수요자는 여전한데 입주물량은 감소하고 갱신 계약을 맺는 수요자가 늘어나면서 시장에 공급물량이 줄어 전셋값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서울 한강 인근에서 바라본 서초구 아파트의 모습.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8d610ab1523b0d.jpg)
20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7977건으로 한달 기록한 2만8574건보다 2.1% 줄었다. 1년 전(3만750건)과 비교하면 9.1% 물량이 감소했다.
전세 매물 감소는 입주 물량 감소에 따른 영향도 작용한다. 전세 수요는 여전한데 새로 공급되는 물량은 줄어 전셋값 상승으로도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KB부동산에 따르면 4월 2주(14일 기준)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136.38로 기준인 100을 크게 웃돌았다. 지수는 100을 넘어서면 매수자가 많다는 의미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뜻한다.
이미 지난해 말부터 입주한 대단지에서도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며 이런 현상을 방증해주고 있다. 1만2000가구 규모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은 입주 직전인 지난해 11월 말 2984개가 쌓였지만 대다수 물량이 소화되며 지난 18일 637개만 남았다. 지난 1월 입주를 시작한 동대문구 이문동 래미안 라그란데(3069가구)도 900개 이상 쌓였던 매물이 18일 기준 90개만 올라 있다.
신축 단지가 입주를 앞두더라도 일부 지역 전셋값에 영향을 줄 뿐 서울 전체 영향은 미미한 편이다. 지난 2018년 9510가구 규모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가 입주하면서 서울 전역 전셋값에 충격을 준 것과 대비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2주(14일 기준) 서울 자치구 중 아파트 전셋값이 하락한 지역은 서초구(-0.03%)와 성북구(-0.05%) 뿐이다. 각각 메이플자이(3307가구)와 장위자이레디언트(2840가구) 등 대단지가 입주해 소폭 하락했을 뿐 그 외 지역은 전셋값 상승세를 유지했다.
이에 더해 시장에 나오는 전세 매물도 감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전셋값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 수요자가 새로 전세 계약을 맺는 대신 임대료를 올리고 기존에 거주하던 집에서 갱신 계약을 맺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월까지 신규·갱신이 확인된 거래 3만3671건 중 갱신 거래는 1만4890건으로 전체의 44.22%를 차지했다. 지난해 31.61%던 갱신계약 비중은 1년 만에 크게 늘었다.
윤 팀장은 "전셋값 상승에 대한 부담이 커질수록 전세 계약 갱신을 하려는 경향이 있다"면서 "물가 상승을 반영하는 전세 시장을 고려할 때 2년 후에는 전셋값이 지금보다 5% 이상 올랐을 확률이 커 이사비와 인테리어 비용을 추가로 부담하는 대신 전세 계약을 갱신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하는 수요자가 늘어난 것"이라고 진단했다.
향후 입주 물량이 줄어드는 등 입주 물량 감소가 이어지면서 전셋값 상승 압력은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3만7681가구에서 내년 9640가구로 감소한다. 재건축 재개발 사업이 지지부진하면서 새로 입주하는 물량이 감소한 영향이다.
![서울 한강 인근에서 바라본 서초구 아파트의 모습.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d0220b210f05b0.jpg)
지역 전셋값에 영향을 줄 수 있는 1000가구 이상 대단지도 손에 꼽을 정도로 줄어든다. 아실에 따르면 올해 입주하는 1000가구 이상 단지는 6월 동대문구 휘경동 휘경자이디센시아와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 11월 동대문구 이문동 이문아이파크자이와 중랑구 중화동 리버센SK뷰롯데캐슬, 서초구 방배동 '래미안 원페를라' 등 5개 단지다. 1000가구 이상 단지가 동대문구와 서초구, 중랑구에 몰리는 셈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보증부 월세가 늘어나는 등 전세 공급 물량은 줄어드는 대신 전세 매물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 전셋값 상승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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