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자제품 생산에서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단가인하가 지속되면서 전자산업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의 손종형 한국지사장은 15일 열린 '2008 전자산업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세계 전자산업은 2006~2011년 5.7%의 다소 낮은 연평균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같은 예측은 세계 여러 나라의 전자산업 참여에 따른 치열한 경쟁과 전자제품의 반도체 의존도 심화 및 반도체 가격 하락에 따른 완성품 가격 하락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
손 지사장은 "과거 미국과 일본, 일부 개발도상국에 의해 주도됐던 세계 전자산업에 최근 브릭스(BRICs)를 포함한 신흥 개도국과 베트남, 동유럽,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이 뛰어들고 있다"면서 "여기에 환율 등 대외적인 악재로 소비자 구매심리가 위축되면서 전자제품의 가격하락이 한층 더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손 지사장은 전자제품의 가격하락 요인에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 간 경쟁 심화에 따른 반도체 가격의 하락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2008년 정보산업이 세계 전자제품 시장에서 1조6천억달러로 가장 큰 규모를 형성할 전망이다. 내년 정보산업의 성장률은 8.8%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내년 노트북 시장은 윈도비스타 운영체제(OS) 보급이 확대되면서 25.1% 성장을 보이는 것은 물론, 오는 2011년까지 연평균 15.8%의 성장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손 지사장은 가전산업이 정보산업 다음으로 시장 규모가 크지만 연평균 성장률은 4.3%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가전 분야에서 제품기술이 대부분 완숙기에 접어들었고 진입장벽도 낮아, 신흥 개도국의 참여와 함께 가격 경쟁이 매우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액정표시장치(LCD) TV와 디지털 셋톱박스는 연평균 18.9%, 13.2%의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아이서플라이는 통신산업의 경우 높은 판매량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전자산업의 평균 성장률에 다소 못 미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유선통신 분야는 연평균 성장이 3.8%로 세분화된 전자산업 중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서비스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이중 인터넷 프로토콜TV(IPTV) 시장은 오는 2011년 300억달러 규모까지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무선통신산업은 2011년까지 연평균 4.6% 성장에 그치지만 3세대 휴대폰의 경우 2008년 50.8%, 연평균 23%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내년 세계 전자산업 성장률은 올해보다 0.2%포인트 높은 7%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전자산업은 지난 2001년 전년 대비 10.5% 규모가 줄면서 극심한 불황을 맞았었다. 이후 경기회복과 함께 지난 2004년 11.2%의 고성장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2005년 이후 다시 완만한 하향세로 돌아선 상태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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