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시장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 구글이 독주하고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야후 연합군이 그 뒤를 따르던 검색 시장에 새 얼굴이 등장한 때문이다.
이처럼 검색 시장의 기존 판도를 뒤흔들겠다며 야심찬 도전장을 던진 것은 바로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업체들이다. 특히 대표적인 SNS업체인 페이스북은 최근 연이어 검색 관련 사업을 보강하면서 '구글 아성'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부딪칠 일 없을 것 같던 검색업체와 SNS 업체가 검색 시장에서 격전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페이스북으로 대표되는 SNS 진영의 강점은 바로 '지인기반 실시간 검색'이다. 이들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앞세워 미리 수집한 정보들을 색인화해 제공해온 구글 등의 기존 세력들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구글 vs 페이스북
대학생들의 인맥 관리 사이트로 시작했던 페이스북은 최근 들어 뉴스 콘텐츠를 제공하는가 하면 검색 기능까지 갖춰가며 점점 구글과 충돌할 태세다. 구글 역시 페이스북의 전략 일부를 수용해가며 견제에 나섰다.
최근 페이스북은 실시간 검색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SNS 업체 프렌드피드를 인수했다. 프렌드피드는 다수의 SNS 회원들이 올리는 메시지들을 실시간으로 통합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이 기능을 이용할 경우 각계각층 사용자들이 현장에서 바로 바로 올리는 메시지들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구글에서 검색하는 뉴스보다 더 발 빠른 소식들을 접할 수 있다.
페이스북은 또 사용자들과 관련도가 높은 '지인 기반' 정보를 제공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일례로 이 업체는 미국의 주요 블로거들의 기사들을 통합 제공해주는 사이트 '허핑턴포스트'와 뉴스 서비스 제휴를 맺고, 사용자들이 선호하는 허핑턴포스트 뉴스들을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게 해주는 '허프포스트 소셜뉴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사용자와 관련도가 높은 지인들을 기반으로 관심 뉴스를 공급한다는 전략이다. 인기도 순위 기반으로 뉴스들을 배치하는 구글의 뉴스 사이트보다 더 쉽게 관심있는 뉴스들에 접할 수 있다.
구글도 사용자의 성향에 맞는 맞춤형 뉴스 공급 서비스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사용자의 성향을 파악하는 방법은 이들간의 소통에 기반했다는 점에서 구글과 다르다. 결국 페이스북은 사용자의 인맥을 기반으로 이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타깃 정보를 제공한다는 속내다. 검색 엔진의 방대하고 막연한 정보들과 차별화된 전략인 셈이다.
페이스북의 이 같은 공세에 구글도 보고만 있지 않을 태세다. 구글은 실시간 검색이 각광 받는 추세를 감안해 블로그 콘텐츠 검색 서비스 '블로그 서치'에 실시간성을 강화했다.
또 자사가 실시간으로 수집하는 게시물들을 제공하는 서비스도 추가했다. 속도를 강화한 구글의 차기 검색 엔진 '카페인'도 실시간 검색을 위한 단계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에 앞서 구글은 사용자의 웹 서핑 내역 추적 및 위치 추적 기술을 활용, 사용자가 현재 원하는 정보가 무엇인지 최대한 정확히 파악하는 방법론을 연구하고 있다. 지인과의 소통을 기반으로 사용자 성향을 파악하는 SNS의 방법과는 다르지만, '타깃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는 같은 방향이다.
◆SNS, '구전 검색'의 디지털화
이 같은 페이스북의 행보들을 종합해보면, 실시간-지인기반 검색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몰고 와 정보 검색 분야의 주도권을 탈환하겠다는 노림수가 엿보인다.
SNS 친구들이 쏟아내는 메시지들이 곧바로 사용자들에게 '정보'로 활용되는 것이다. 즉 SNS 기반 실시간 검색은 필요한 정보를 아는 사람들에게 물어가며 얻는 '구전 검색'을 디지털화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특히 모바일 검색 사용자들을 겨냥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보통 모바일 검색 사용자들은 당장 필요한 정보를 찾기 위해 휴대폰을 꺼낸다.
가령 이동 중 데이트 장소를 물색하기 위해 검색 사이트를 이용하면 모르는 사람이 제공한 시간이 지난 정보를 접하게 돼 신뢰가 떨어진다. 하지만 취향이 비슷한 SNS 친구가 알려준 정보는 믿을만하다.
실제로 페이스북은 인터페이스와 기능을 단순화한 '페이스북 라이트(Lite)'도 개시할 예정이며, 이는 모바일 서비스를 염두한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결국 차세대 정보 검색은 사용자와 최대한 연관성이 높은 타깃 정보를 제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페이스북을 위시한 SNS 진영은 이를 구현하는 데 있어서 새로운 방법론을 검색 업계에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강현주기자 jj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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