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기자] "우리집 TV에서 보던 수백개 채널을 스마트폰에서 그대로"
지상파DMB, 웹TV 서비스 등 이동 중 방송 콘텐츠를 볼 수 있는 방법은 많지만 가정 내 TV에서 볼 수 있는 많은 채널들을 '테이크아웃'해 보기는 어렵다.
이런 가운데 채널 부족 갈등을 해소시켜줄 수 있는 '플레이스 시프팅(장소이동)' 서비스가 최근 부각되고 있다.
방송 장소이동 단말기를 가정 내 사용하는 AV출력단자 보유 TV나 유료방송 셋톱박스에 설치하면 PC,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으로 유료방송 채널을 그대로 볼 수 있다.
이 단말기는 셋톱박스에서 출력되는 시청각(AV)신호를 인터넷 신호로 변환, 인터넷망을 통해 모바일 기기로 실시간 전송한다. 이용자들은 태블릿PC나 스마트폰에 해당 애플리케이션을 깐 뒤 서비스 사이트에 접속하면 국내외 관계없이 인터넷이 터지는 곳 어디서든 가정에서와 같은 방송을 볼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스마트폰, 태블릿PC로 대변되는 모바일 시대를 맞아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송 '장소이동'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 2월 방송 솔루션 업체 유비코드가 출시한 방송 장소이동 단말기 '컵TV(CUP TV)'는 입소문만으로 출시 2개월 만에 약 4천대가 팔렸다.
10만원대 초반인 컵TV 단말을 구매 후 가정에 설치하고 애플 앱스토어에서 해당 앱을 아이폰, 아이패드에 다운로드 받으면 된다. 유비코드는 안드로이드용도 빠른 시일 내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위성방송 KT스카이라이프도 비슷한 서비스인 '슬링박스' 출시를 앞두고 지난 4월 가입자 30여명을 대상으로 체험 이벤트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이벤트는 단말기 시범 테스트로, KT스카이라이프는 이번에 도출된 의견을 토대로 사업화 부분을 검토, 빠른 시일 내 상용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KT스카이라이프는 방송 장소이동 기술의 '원조'격인 슬링미디어(에코스타 자회사)와 손잡고 국내 이용자들이 불편이 없도록 한글화 작업도 진행 중이다. KT스카이라이프는 고객에게 슬링박스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거나 신규 가입자에겐 사은품으로 증정하는 등 계획도 갖고 있다.
◆스마트 기기 확산이 기회로 작용…다채널이 장점
방송 장소이동 기술은 2000년대 초반에 개발됐다. 국내에서도 몇년전 슬링박스 등이 출시됐지만 높은 가격, 복잡한 설치과정, 다양한 모바일 디바이스 부재 등으로 인기를 끌진 못했다.
업계는 최근 스마트 모바일 기기들이 등장해 이동성이 한층 높아진 것이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타 서비스에 비해 채널수가 많다는 것과 단말기 구매 외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 다는 점에 끌린 이용자들이 많이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파DMB, CJ헬로비전 모바일 웹TV 서비스 '티빙', SBS TV 채널 서비스 'SBS 온에어', IPTV를 옮긴 KT의 '올레TV나우' 등 모바일 기기를 통한 실시간 방송 서비스는 현재도 다양하지만 대부분 유료 서비스이거나 저작권료 문제로 채널이 많지 않다.
정인철 유비코드 대표는 "컵TV는 시청 보조장치 개념으로, 인터넷이 되는 어느 장소라도 방송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라며 "집에 있는 TV 채널 콘텐츠만큼 다양한 것이 없는 만큼, 향후 N스크린 서비스가 발전되기 전의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방송 장소이동 서비스는 향후 저작권 문제가 불거질 소지가 없지는 않다. 방송 저작권자들은 가입자가 직접 방송 장소이동 단말을 구매, 사용한 경우 문제가 없지만 유료방송 사업자가 이를 마케팅에 이용할 경우 추가 저작료를 내야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슬링박스 관련 서비스는 어느 나라에서도 막은 사례가 없다"며 "이용자 편익 차원에서 시청 방법을 다양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기 때문에 저작권 위반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현주기자 hann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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