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계현기자] SK하이닉스가 경쟁자가 줄어든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치킨게임' 생존자의 혜택을 누리기 시작했다.
SK하이닉스는 24일 1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매출액 2조7천810억원, 영업이익 3천170억원(영업이익률 11%), 순이익 1천790억 원(순이익률 6%)의 경영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16.4%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2천635억원, -2천712억원에서 흑자전환한 수치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3%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약 4.8배, 당기순이익은 9.2% 증가했다.
회사 측은 영업이익 개선요인으로 ▲29nm D램 비중 증가 및 수율 개선 ▲PC D램 가격 상승 ▲메인 메모리 제품 판매 증가 ▲2Ynm 낸드 전환 완료 및 수율 개선 등을 꼽았다.
D램의 경우 1분기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3% 증가했고, 평균판매가격은 4% 상승했다. PC용 D램가격이 상승하자 출하량을 늘렸고 전체 제품 비중에서 PC용 D램 비중을 높이는 전략도 주효했다.
SK하이닉스 김정수 상무는 이날 오전 컨퍼런스콜을 통해 "1분기 가격 급등에 따라 당초 20%대를 잡았던 PC용 D램 매출액 비중이 30% 중반대, 모바일 D램 쪽은 20% 후반대를 나타냈다"며 "2분기에도 PC용 D램 쪽 30%대, 모바일 D램 30%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전체 D램 매출액에서 PC·서버용으로 탑재되는 29나노 D램 제품 비중이 30%대로 확대되는 등 고부가가치 제품이 주요 매출원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회사 측은 "전체 제품에서 20나노대 D램 제품 비중은 (PC, 모바일을 합쳐) 1분기 30%대였으며 2분기에는 40% 중반대, 연말에는 60%대에 이를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1분기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1% 감소했고 평균판매가격은 5% 하락했다. 비수기를 고려할 때 시장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가격하락폭이 낮았다는 평가다.
영업비용 측면에선 감가상각비가 전분기 대비 감소했고, 엔화 약세 효과로 인해 원재료(웨이퍼) 재료비 부담이 감소했다.
이명영 상무(재경실장)는 "지난 4분기 대비 1분기 영업비용이 2천억원(약 8%) 가량 감소했다"며 "공급가능양이 줄면서 투입되는 웨이퍼양이 감소했으며 대부분을 엔화로 구매하는 웨이퍼 재료비가 엔화 하락으로 인해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평균 7천억~8천억원 가까이 적용되는 감가상각비는 1분기 300억원 가량이 감소했다.
◆PC용 D램가 올 들어 57% 올라…"2분기 실적 더 좋을 것"
SK하이닉스는 1분기 PC 선적량이 자사의 예상치보다 낮았다고 밝혔지만 2분기 모바일D램 수요 증가와 맞물려 PC용 D램의 가격상승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 측은 "1분기 전체적인 PC 선적량이 예측했던 수치보다 최대 13% 수준까지 감소했다. 연간 PC 선적량은 1분기 실적을 반영하면 6%까지도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제한 뒤 "PC OEM들의 보유재고가 3~4주에서 건실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자체 제고도 D램의 경우에는 변동이 없다"며 세트 쪽 수요변동에 따라 재고를 적절히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D램 가격은 지난해 12월 상반월 이후 한번도 내려가지 않고 꾸준히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4월 상반월 DDR3 2Gb(기가비트) 256Mx8 1333MHz의 평균 거래가격은 1.44달러로 1월 상반월 0.92달러에 비해 약 57% 가까이 올랐다.
회사 측은 "4월 기준 PC용 D램 가격을 볼 때 2분기 오를 여력이 있다고 본다"며 현재 D램 수요와 공급이 빡빡하게 맞물려 있는 상황이고 하반기에는 모바일D램 수요가 늘어나면서 PC용 D램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본다. 3분기 역시 PC용 D램 시장이 나빠질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향후에도 PC용 D램의 평균 판매단가가 25~30% 상승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SK하이닉스 측은 "예전 전체 컴퓨터 제조 비용에서 메모리의 가격상승 한계치가 8% 정도였고 현재 상승수준은 5% 정도"라며 "아직 (가격 상승흐름이) 제조사들이 D램을 더 이상 사용하기 힘들다고 느낄 정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출하량 기준 PC용 D램 물량이 10% 증가하고 낸드플래시 물량은 25%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공급자수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으로 압축된 시장 환경은 향후에도 하이닉스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팀장은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도 상당히 좋을 것으로 예측된다. D램, 낸드플래시 가격이 하락하지 않는 상황에서 웨이퍼 단가에 영향을 미치는 엔화 하락 등 기타 환경도 1분기보다 2분기가 더 좋다"고 평가했다.
이 팀장은 "공급 측면에서 일부 경쟁자들이 없어지면서 경쟁자수가 줄어들었고 이에 따라 가격이 올라가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박계현기자 kopil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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