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가 예정대로 두 개 회사로 분리됐다. 4일(현지시간)부터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각각 거래되기 시작했다.
이날 미국 주요 언론들에 따르면, 앞으로 휴대폰 중심의 사업을 펼치게 될 '모토로라 모빌리티(Motorola Mobility Inc.)'는 거래 코드가 MMI이며, 기업을 대상으로 장비 중심의 사업을 운영할 모토로라 솔루션즈(Motorola Solutions Inc.)의 코드는 MSI이다.
기존 조직에서 공동 최고경졍자(CEO)를 맡았던 산자이 자와 그렉 브라운이 분리된 회사를 각각 이끌게 된다. 산자이 자가 모빌리티를 맡고, 그렉 브라운이 솔루션즈를 담당하게 된다.
모토로라가 설립 82년 만에 분사의 길을 걷게 된 것은 휴대폰 사업의 부진 때문이었다. 모토로라는 세계 처음 휴대폰을 개발한 곳이지만, 노키아와 삼성전자 애플 등에 밀리며 지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43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사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2008년 3월 분사를 결정하게 됐고, 3년 간의 준비작업 끝에 이번에 공식적으로 분사가 완료된 것이다.
그런 만큼 향후 모토로라 모빌리티의 운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LTE 장비 등 기업 중심의 영업을 펼쳤던 모토로라 솔루션즈의 경우 분리되기 전에도 모토로라에서 이익을 떠받치는 주요 사업부였기 때문에 안정된 경영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모토로라 모빌리티의 경우 전망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이 분야의 시장 경쟁이 갈수록 더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폰을 공급하고 있는 애플의 아성은 하늘을 찌르고 있는 상태며, 산자이 자가 버라이즌과 협력해 길을 튼 안드로이드폰 분야에서도 대만의 HTC와 삼성전자 등이 맹활약을 하고 있는 중이다.
또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릴 CES 2011에 구글의 새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인 허니콤을 채택한 태블릿 PC를 선보이기로 하는 등 새 사업도 준비하고 있지만 이 분야 또한 경쟁이 치열한 상태다.
그러나 모토로라에 산자이 자 CEO가 부임한 뒤로 모토로라 휴대폰 사업의 형식과 내용이 크게 바뀐 것 또한 사실이다.
산자이 자는 휴대폰 사업 역량을 안드로이드 중심의 고가 스마트폰에 쏟아부으며 미국 1위 사업자인 버라이즌과의 연대를 강화하면서 수익구조를 어느 정도 안정된 상태로 바꾸어 놓았다.
이같은 경영 전략의 변화 덕분에 산자이 자가 맡은 모토로라의 모바일 디바이스 사업부는 2010년 3분기에는 4년만에 처음으로 300만 달러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당시 모토로라는 380만대의 스마트폰을 포함해 총 91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했다.
불안한 전망 속에 새로운 리더십을 더해가고 있는 형국이다.
산자이 자는 이날 "2년 이상 준비 끝에 회계적으로 강하고 독립된 회사를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거래하기 시작했다"며 "모토로라 모빌리티로서는 중요한 이정표를 쓴 것이고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아침 첫 거래에서 모토로라 모빌리티 주식은 9% 오른 것으로 시작했다.
/캘리포니아(미국)=이균성 특파원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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