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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 없으면 낙선'...4.15총선 당선자 분석


 

'홈페이지가 없으면 낙선한다?'

이번 4.15총선 당선자중 홈페이지가 없는 사람은 단 2명 뿐이고, 낙선자중에서는 170명이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선자중 99.2%가, 낙선자중 81.7%가 홈페이지를 이용한 선거운동을 했다.

이는 지난 2000년 총선 때 후보들의 홈페이지 개설 비율 55.3%, 2002년 지방선거 때의 66.8%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

한백연구재단 박동진 박사가 발표한 '인터넷선거데이터 분석자료'에 따르면 한나라당 박세환(강원 철원, 화천, 양구 인제), 한나라당 김재원(경북 군위, 의성, 청송) 당선자를 제외한 총 241명의 지역구 당선자가 개인 홈페이지를 개설했다.

특히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정당 이름으로 개설된 페이지가 각각 100%, 95.0%를 차지해 사이버 선거운동에 대한 열정을 보여줬다. 민주노동당이 91.1%, 민주당이 85.6%, 자민련이 52.8%를 기록해 선거 결과 각 당의 의석수와 비례했다.

또 인터넷을 활용한 선거 운동은 활발해졌지만, 농촌 지역 후보들의 사이트 개설 비율이 떨어지는 등 도·농간 격차가 심했다.

◆후보자 사이트 개설 비율, 대전 많고 전남 적어

도시 후보들이 사이트를 많이 만들었고, 농촌 지역 후보들은 사이트 개설률이 떨어졌다. 접전지역보다는 한 후보가 독주하는 지역의 경우 홈페이지가 없는 경우가 많았다.

지역별로 가장 많은 사이트가 개설돼 있는 곳은 대전. 32명의 후보중 2명을 제외한 93.8%가 사이트를 만들었다. 뒤를 이어 울산(92.6%), 제주(90.9%), 충북(88.9%), 서울(88.8%), 경기(88.2%)가 차지하고 있다.

개설률이 가장 적은 곳은 전남(67.9%) 지역이고, 그 뒤를 강원(78.4%) 지역이 따르고 있다.

◆접전지역 방문자수와 당락 여부는 별개

접전지역의 경우 선거 결과와 홈페이지 트래픽 순위가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았다.

인터넷 홈페이지가 경쟁 후보보다 인기를 끌었음에도 선거 결과 패배한 사례가 적지 않다. 민주당의 구원투수였던 추미애 선대위원장과 김형주 열린우리당 의원이 겨뤘던 서울 광진을, 한나라당 소장파인 남경필 의원과 박공우 열린우리당 후보가 겨뤘던 수원팔달, '내가 당선되면 노 대통령은 물러나야 한다'며 지역구 의원선거를 노 대통령 탄핵과 연계해 논란을 일으켰던 홍사덕 후보가 출마한 경기 고양일산갑이 그렇다.

알렉사닷컴 트래픽 순위에서 추미애 홈페이지(4만3천880등)는 김형주 당선자(21만8천108등) 것보다 5배정도 앞섰지만 김형주 후보가 당선됐다. 박공우 열린우리당 후보는 알렉사 순위 10만5천272등으로 남경필 후보의 16만8천734등을 앞섰지만, 선거에선 남경필 의원이 승리했다.

홍사덕 후보 홈페이지(57만6천272등) 역시 한명숙 열린우리당 후보(102만7천596등)에 비해 2배 이상 인기를 끌었지만, 선거에선 졌다.

박동진 박사는 "전세계 사이트를 비교해 순위를 발표하는 알렉사 순위에서 10만등 안에만 들어도 큰 의미가 있다"며 "하지만 접전지역의 경우 트래픽 랭킹과 당락이 반대인 경우도 많았다"고 말했다.

후보가 제시한 특정 의제에 관심이 있어 해당 후보 홈페이지를 방문했더라도, 그 후보를 지지하지는 않을 수 있다는 말이다.

◆홈페이지 선거운동, 아직은 한계

17대 총선에서는 인터넷 선거운동이 양적으로 크게 성장했다.

박동진 박사는 "이번 총선의 후보자 사이트는 16대 총선 55.7%에서 85.3%로 크게 증가했다"며 "하지만 후보자 사이트에서 유권자의 참여를 유발하는 장치는 매우 빈약했고, 각종 의제에 대해 네티즌들의 토론 참여를 촉발시키지 못한 측면이 강하다"고 말했다.

강원택 숭실대 교수는 "후보자들의 의식적인 선거운동에서 인터넷의 영향력이 적었던 것은 이미 특정 후보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 해당 후보 홈페이지에 들러 자신의 신념을 재강화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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