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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톡] '로봇 바리스타'가 만든 커피 직접 마셔보니


신속하고 가격 저렴해…"예상보다 빠르게 확산될 것"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만남의 장소' 혹은 '독서실'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카페가 '로봇 바리스타'의 출현으로 변화의 바람을 맞고 있다.

수 년 전만 하더라도 복부에 거대한 모니터를 품고 길을 안내하는 정도에 그쳤던 '로봇'은 어느새 인간 바리스타에 필적하는 실력을 갖추고 업계 판도를 바꾸고 있다.

7일 오후 잠실 롯데월드몰 3층에 위치한 다날의 '비트'와 남산N타워 4층 '커피드메소드'의 로봇 바리스타 '빌리'를 만나 그들이 만들어 준 커피를 비교 체험해 봤다.

◆완전 무인, 저렴한 가격의 '비트'

지금까지 선보여 왔던 많은 '로봇 바리스타'는 사람이 버튼을 눌러주면 단순 제작 업무만 수행했다. 하지만 이와 달리 '비트'는 주문부터 음료 제공까지 모두 단독으로 수행했다. 때문에 2천 원대의 저렴한 가격이 가능하다.

'비트'는 키오스크 무인 주문을 통해 운영된다. [사진=이현석기자]
'비트'는 키오스크 무인 주문을 통해 운영된다. [사진=이현석기자]

'비트' 옆에 위치한 키오스크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선택했다. 카드 결제를 진행하니 '비트' 옆에 플라스틱 컵이 놓인 뒤 물이 채워지고, '비트'의 기계 팔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기계 팔은 기기 우측 후면에 있는 커피머신에서 내려진 에스프레소를 들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컵에 에스프레소를 따르고, 컵을 들어 배출구 승강기에 컵을 내려놓았다. 승강기가 내려가고 기기 전면의 문이 열리며 완성된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배달'되기까지는 고작 45초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컵을 들고 나니 '비트'가 기계 팔을 수직으로 세우고, 좌우로 흔들며 손님을 배웅했다. 표정도 따뜻한 눈빛도 없었지만 최소한의 '인간미'는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떠나는 손님에게 손을 흔들고 있는 '비트' [사진=이현석기자]
떠나는 손님에게 손을 흔들고 있는 '비트' [사진=이현석기자]

맛은 어떨까 하고 마셔 보니, 전문가가 내려주는 스페셜티 커피 만큼은 아니었지만 일반 카페의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전혀 차이가 없었다.

같은 시간에 '비트'에서 커피를 주문했던 김영주(36) 씨는 "가격이 싸고 빨리 나와서 간편하게 이용하기 좋을 것 같다"며 "맛도 솔직히 이 정도면 일반 사람 기준으론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더 빠르지만 아직 사람 손길이 필요한 '빌리'

쌍둥이 로봇 바리스타 '빌리'는 남산N타워 4층에 위치한 '커피드메소드'에 근무하고 있었다. 케이블카를 타고 갈 만큼 높은 곳에 위치해 있는 만큼 '비트'에 비해 조금 만나기 어려웠다.

'빌리'가 근무하고 있는 남산N타워 '카페드메소드' 전경. [사진=이현석기자]
'빌리'가 근무하고 있는 남산N타워 '카페드메소드' 전경. [사진=이현석기자]

'비트'와 달리 '빌리'에게는 에스프레소 원액을 추출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로봇 팔이 따로 설치돼 있어, 별도 기계에서 추출되는 에스프레소를 사용하는 '비트'와 차이가 있었다. 나머지 한 대의 로봇팔은 '비트'와 같이 제품을 만드는 통상 작업을 수행한다.

두 역할을 따로 수행하기 때문에 직접 추출 형식을 취했음에도 커피가 제작되는 시간이 '비트'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또 바리스타가 행동하는 방식을 직접 배우는 '머신 러닝' 기능도 이런 빠른 작업 속도에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됐다.

단 '빌리'는 커피를 만드는 일만 할 줄 알았다. 주문과 제품을 건네는 것은 '빌리'와 함께 근무하고 있는 인간 아르바이트생 A씨였다. 때문에 가격이 '비트'에 비해 다소 비쌌다.

A씨는 "비록 버튼을 눌러줘야 하지만 일반 카페보다 손이 덜 가는 것은 확실하다"며 "로봇 바리스타가 바둑의 알파고처럼 인간 바리스타와 경쟁하는 날이 머지 않은 것 같다"고 예상했다.

버튼만 눌러 주면 분업을 통해 빠르게 커피를 만드는 '빌리'. [사진=이현석기자]
버튼만 눌러 주면 분업을 통해 빠르게 커피를 만드는 '빌리'. [사진=이현석기자]

◆'로봇 바리스타'는 꾸준히 진화중

이 날 만난 두 '로봇 바리스타'는 기초적 업무만 수행할 수 있도록 제작된 일종의 '1세대' 기종이다. 이들은 감정을 배우는 등 매우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진화의 선두에 서 있는 것은 '비트'다. '비트'를 제작하고 있는 달콤커피는 지난 3월 차기작 '비트2E'를 발표했다. '비트2E'는 AI기능이 탑재된 로봇카페로 음성 주문을 할 수 있으며,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감정 표현까지 가능하다.

특히 '비트2E'는 5G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지능형 CCTV까지 탑재해 영상을 분석하고, 고객을 기억하며 특정 고객이 자주 마시는 음료 종류까지 기억해 먼저 추천하는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달콤커피 관계자는 "비트2E는 빅데이터와 영상인식 등을 활용해 고객 패턴을 파악하고, 유동인구와 상권분석까지 할 수 있다"며 "앞으로 다양한 산업과 연계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성골프클럽에 설치된 '비트2E'의 모습. [사진=달콤커피]
화성골프클럽에 설치된 '비트2E'의 모습. [사진=달콤커피]

업계는 점점 높아지는 임대료와 인건비 등 사회적 상황을 고려해 볼 때 '로봇 바리스타'가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좁은 면적에서 사람 없이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 '로봇 바리스타' 최대의 장점"이라며 "몇몇 기능상 한계가 보완될 경우 기업 카페테리아나 관광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예상 이상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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