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街서 사라지는 日 브랜드…불매운동 오래갈까?

일부 홈쇼핑·마트·편의점, 상품 노출 꺼려…'대체제' 있는 상품만 타격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일본의 한국 수출 규제 강화 조치가 발동된 지 1주일이 지나면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열기가 갈수록 더해지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일본 브랜드 목록을 공유하며 관련 상품 구입 금지를 촉구하고 나섰고, 일본 여행을 취소했다고 인증을 하는 이들도 점차 많아지고 있다.

12일 하나투어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3일간 일본 여행을 새로 예약하는 신규 예약 건 수는 평균 대비 400건 가량 줄었다. 일본 수출 규제 강화 조치 직후에는 1천200~1천300건으로 이전과 다른 큰 변화가 없었지만, 일주일 가량 지나면서 800건으로 급속히 감소했다. 모두투어 역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사진=뉴시스]

주요 홈쇼핑 업체들은 일본 여행 상품 판매 편성 일정을 취소하거나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홈쇼핑 전체 여행 상품에서 일본 여행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6%에서 올해 상반기 10%로 증가할 정도로 성장세를 보였지만, 최근 불매운동이 본격화되면서 주춤한 모습이다.

NS홈쇼핑, KTH 등 일부 홈쇼핑 업체들은 일본산 제품 방송 편성도 잇따라 보류하거나 취소하며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일부 이커머스 업체들은 프로모션에서 일본 브랜드를 제외시키고 있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와코루, 아키 등 언더웨어부터 화장품까지 일본 브랜드 상품을 편성에서 뺄 지 말지 고민하고 있다"며 " 그동안 실적이 좋았던 상품들인데 불매운동 움직임 때문에 담당 MD들도 어떻게 할 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산 브랜드뿐만 아니라 일본 디자이너가 참여한 브랜드를 두고도 불매운동의 불똥이 튈까 염려스러운 상태"라며 "각 업체들의 일본 브랜드에 대한 판단 기준이 달라 노출 불가 상품을 선정하기도 애매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방송 편성은 1~2달 전에 이뤄지지만 실제 계약은 방송 일주일 전이나, 2~3일 전에 체결해 이슈에 따라 편성 조정이 가능하다"며 "일본 관련 의류, 속옷, 화장품, 여행상품이 일단 빠질 것으로 보이지만, 협력사와의 관계가 있어 섣불리 움직이긴 어렵다"고 밝혔다.

일부 편의점주와 소상공인들은 일본산 제품 판매를 거부하며 불매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농협 하나로마트도 대형마트 최초로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나선 상태다. 다만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은 거래처와의 계약 관계로 인해 이 같은 움직임에 나서지 않았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불매운동에 적극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맥주, 간장, 음료 등 일본 제품들은 적잖은 매출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일본산 맥주 브랜드들은 대표 불매 제품으로 떠오르며 최근 매출이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일 정도로 치명타를 입었다. 편의점 CU에 따르면 지난 1~10일 전체 맥주 매출은 전주 대비 1.4% 증가했으나, 일본 맥주 매출은 18.6% 줄었다. 반면, 수입맥주(0.9%)와 국산맥주(3.5%)의 매출은 소폭 증가했다. GS25, 세븐일레븐 역시 같은 기간 동안 일본 맥주 매출은 각각 직전 10일 대비 19.4%, 1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과 일본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불매운동에 나서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 같다"며 "일본 제품들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단 반일감정이 확산되지 않을까 상황은 지켜보고 있다"면서도 "젊은 층들은 정치적인 이슈보다 자신의 가치에 맞게 소비하는 경향이 커 이 같은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제품 구매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 같은 현상은 고객 충성도가 높은 제품을 중심으로 두드러졌다. 불매운동 확산 속에서도 편의점에서의 메비우스, 카멜 등 일본산 담배의 7월 매출은 전월 대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H&B 스토어에서 키스미, 시세이도, 오르비스, 슈에무라 등 일본산 화장품 판매량도 이전과 크게 차이가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맥주처럼 대체제가 많은 제품들은 불매운동의 집중 타격 대상이 되고 있지만, 담배나 화장품은 자신에게 맞는 제품만 사용하려는 소비자들의 특성 때문에 크게 영향 받지 않는 듯 하다"며 "소비자들이 리스트를 공유하며 불매운동 참여를 유도하고 있지만, 전례를 봤을 때 장기화되긴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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