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코로나19 확산방지에 기업·국민 뭉치는데 국회는 정쟁


[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세계가 패닉에 빠졌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공포감이 형성된 것은 물론 경제가 '마비' 상태에 이르렀다.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합심해 신속히 움직여야 할 국회는 코로나19를 두고 정쟁을 벌이는 데 집중했고, 그러는 동안 확산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기업과 국민이 합심해 전국가적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상황에서 정치권은 남의 나라 일인냥 정쟁에 빠진 모양새다.

국회는 전날 본회의를 열고 감염법, 검역법, 의료법 개정안 등 이른바 '코로나 3법'을 의결했다. 감염병 검사나 입원 치료를 거부할 경우 처벌받고, 감염병 등이 유행할 경우 마스크·손 소독제 등의 수출과 국외 반출을 금지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를 두고 뒤늦은 대처라는 비판이 거세다. '코로나 3법'은 지난해 12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했으나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되면서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

이달 초만 해도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코로나19 퇴치를 위한 국회의 비상행동을 다시 요청한다"며 국회를 열어 검역법 개정안 등 민생법안을 시급히 처리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보수 진영이 미래통합당, 미래한국당을 출범하는 등 총선 준비에 집중하면서 국회는 열리지 못했다.

자동차, 항공 등 산업계가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았다. [사진=조은수 디자인팀 기자]

국회 코로나19 대책 특별위원회도 정쟁으로 인해 뒤늦게 구성됐다. '우한' 명칭을 넣어야 한다는 통합당과 이를 반대하는 민주당이 충돌하면서다. 명칭을 놓고 보름가량을 싸우다 지난 20일이 돼서야 특위가 구성됐다.

여야 할 것 없이 협력해 대안을 마련하기에도 모자란 시간에 싸우기 바쁜 것이다. 이에 반해 산업계는 '화합'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임단협을 두고 매년 줄다리기를 펼치던 노사도 코로나19 앞에서는 맞손을 잡았다.

현대자동차 노사는 코로나19 관련 위기극복을 위해 긴급 노사 특별대책협의회를 열고 특별합의를 실시했다. 사전 예방활동 강화, 확진자 발생 시 선제적 비상조치는 물론 협력사와 지역사회 공동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 공동 지원활동 등의 내용이 담겼다.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와 중소 상공인들을 위해 각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지역화폐(울산페이, 제로페이 등)와 온누리 상품권을 구입해 지역 경제 활성화 활동을 진행하기로 했다. 또한 의료 현장의 혈액공급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국내 전 공장에서 헌혈 캠페인을 추진하기로 했다.

항공업계는 고통 분담에 나섰다. 지난해 일본 불매 운동, 홍콩 민주화 시위에 이어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항공업계는 '초비상'에 걸린 상태다. 경영난이 심해지자 항공사 경영진은 물론 직원들까지 '임금 삭감' 등으로 고통을 분담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과 계열사인 에어부산, 에어서울은 대표이사 이하 모든 임원이 사표를 일괄 제출했다. 임원들은 최대 30~40% 임금을 반납하기로 했다. 특히 에어서울의 경우 시장 환경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 3월에는 대표와 임원, 부서장 모두 급여 100%를 반납하기로 했다.

이스타항공의 경우 2월 임직원 급여를 40%만 지급하기로 했다. 연말정산 금액을 포함한 나머지 급여는 추후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앞서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는 3~6월 4개월간 임금의 25%를 자진 삭감하기로 했다.

연차·휴직 등을 이용해 비용 절감을 하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3월에 이어 4월 1개월 연차 휴가 신청자를 받고 있으며, 아시아나항공은 '비상경영' 선포와 동시에 모든 직종을 상대로 무급휴직 10일을 실시하기로 하는 등 유휴인력 최소화에 나섰다.

이처럼 자동차·항공 등 산업계는 코로나19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타격이 언제쯤 회복될지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 선제적인 대응에 나선 것이다. 국회가 정쟁으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산업계는 눈물겹게 버티고, 또 버티고 있다. 더 나아가 국민 역시 코로나19 확산에 외출을 자제하고 힘쓰고 있는 상황이다. 국회가 정쟁으로 시간을 소비하는 동안 국민과 기업의 고통은 심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국회가 제대로 인지하길 바란다.

서민지기자 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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