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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 코로나19 위기 극복 카드 '신사업'…화장품부터 식품까지


이종산업 진출 활발…"진입장벽 낮고 인프라 갖춰져 있어"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패션업계가 돌파구를 신사업에서 찾고 있다. 성장 정체기에 빠진 패션시장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더욱 빠르게 위축되는 상황에서 '생존'을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의 패션기업 한섬은 미백·주름·탄력 등 기능성 화장품을 주로 만들어 온 '클린젠코슈메스티칼'의 지분 51%를 인수하며 화장품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한섬이 패션 외 이종 산업에 나선 것은 1987년 창사 이후 최초다.

한섬은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의 이미지를 이어가면서도 백화점과 면세점 등 핵심 유통 채널을 활용한 시너지를 노리겠다는 방침이다. 또 내년 초 첫 스킨케어 브랜드를 선보인 후, 색조와 향수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뷰티 산업 성공 넘어 리빙 등 이종산업 진출 '전력'

한섬의 화장품 산업 진출은 경쟁사 대비 다소 늦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2012년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를 인수한 이래 2018년 '연작'을 론칭하는 등 화장품 사업을 순조롭게 전개해 나가고 있다. 또 LF도 지난 2018년 '헤지스 맨룰429'를 출시한 이후 지난해에는 여성 화장품 브랜드 '아떼'를 론칭했다.

한섬은 화장품 업계로 진출하며 1987년 창사 이래 최초로 이종산업으로의 첫 발을 뗐다. [사진=한섬]
한섬은 화장품 업계로 진출하며 1987년 창사 이래 최초로 이종산업으로의 첫 발을 뗐다. [사진=한섬]

패션업계의 진화는 뷰티 산업 뿐 아닌 라이프스타일·식품 산업에까지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생활문화기업'을 표방하고 있는 LF가 대표적이다. LF는 지난 2014년 사명 변경 직후부터 동아티브이, 트라이씨클 등을 인수하며 이커머스 시장 공략을 개시했다. 또 2017년부터는 여행, 주류, 부동산 신탁에 이르기까지 사업을 확장시켰다.

또 LF는 지난 1월 주방간편식 브랜드 '모노키친'을 자사 온라인몰 'LF몰'에 론칭하며 식품 시장에까지 진출했다. 패션 온라인몰로 시작한 LF몰의 영역을 뷰티, 리빙에 이어 식품 카테고리까지 확장해 고객의 삶과 밀접한 다양한 분야를 전반적으로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외에도 이랜드월드는 지난해 토스와 협력해 인터넷전문은행 업계에 진출할 것을 선언했다. 또 써브웨이·하이트진로 등 식·음료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 작업도 활발하게 전개되는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신사업 개척 움직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시장 성장세·초기진입 용이·유통 경쟁력 등 전망 밝아

업계는 이 같은 패션업계의 신사업 개척을 패션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시도로 바라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완만하던 패션업계의 하락세가 가팔라지면서 구상해 뒀던 사업을 빠르게 현실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한국섬유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패션 시장 성장률은 지난 2016년 4.1%의 성장을 기록한 후 침체일로를 걷고 있다. 2018~2019년 각각 1.8%, 1.2% 성장하는데 그쳤으며, 2017년에는 1.6% 역성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된 이후로는 업계에 구조조정설이 만연하는 등 타 산업 대비 더욱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패션업계의 이종 산업 진출이 진입장벽이 낮은 성장세 시장에 집중돼 있어 전망이 밝다고 평한다. [사진=LF]
업계는 패션업계의 이종 산업 진출이 진입장벽이 낮은 성장세 시장에 집중돼 있어 전망이 밝다고 평한다. [사진=LF]

반면 뷰티 시장은 비교적 순조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일반 화장품 시장은 매년 평균 4%씩 성장하고 있다. 특히 고가 화장품 시장은 오는 2023년까지 매년 5.8%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약용 화장품 시장인 코스메슈티컬 분야도 지난해 15%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리빙 시장의 전망도 밝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8년 7조 원 규모였던 리빙 시장은 오는 2023년 18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선진국화가 진행될수록 의류보다 리빙 분야의 소비가 늘어나는 경향을 고려해 보면 더욱 높은 성장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평이다.

산업 초기진입이 수월한 점도 이유로 꼽힌다. 화장품 산업은 제조설비가 없어도 ODM·OEM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특히 국내 시장에는 이 분야의 '세계적 강자'인 한국콜마, 코스맥스 등이 자리잡고 있어 품질 부문에서도 경쟁력이 높다.

또 유통 문제가 없다는 점도 강점이다. 패션업계는 이미 백화점 및 자체매장 등 탄탄한 유통망을 구축하고 있다. 또 대부분 자체 온라인 몰을 구축하고 있어 온라인 배송에도 큰 지장이 없다. 이에 어떤 산업에 진출하더라도 제품만 있으면 고객 접점을 넓히는 것이 타 업계 비해 수월하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업계가 진출하고 있는 이종 산업은 대부분 시장 성장성이 높고 진입이 쉬운 산업인 만큼, 시장 정착에만 성공하면 이후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다"며 "뷰티 산업 같은 경우 정부 차원에서 'K-뷰티'를 지원할 만큼 해외 시장 진출에도 용이해 더욱 많은 진출 사례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자체 유통망도 잘 구성돼 있어 타 업계가 관련 산업에 진출했을 때보다 브랜드를 시장에 정착시키는 것도 수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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