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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업계 맏형 현대차, 노사관계 변화…확산되나


갈등 끝내고 발전적인 관계 구축…기아차·한국GM·르노삼성 임단협 주목

[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현대자동차 노사 관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현대차 노사가 미래차 시대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해묵은 갈등 관계를 종식하고 협력을 강조하는 발전적인 관계 구축에 나서고 있어서다.

자동차 업계 맏형인 현대차의 노사관계 변화가 완성차 업계 전반으로 퍼져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오는 25일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노사는 지난 21일 임금동결과 성과금 150% 지급 등을 골자로 하는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찬반투표에서 통과되면 1998년 IMF 외환위기,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역대 세 번 째로 임금동결이 확정된다.

또한 노조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무분규로 잠정합의안을 이끌어냈다. 연속 무분규 잠정합의는 2009~2011년 이후 역대 2번째다. 상견례 이후 합의까지 걸린 기간도 40일에 불과했다. 이는 2009년 38일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짧은 기간이다.

현대차의 노사 관계 변화가 완성차 업계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대자동차]
현대차의 노사 관계 변화가 완성차 업계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대자동차]

그동안 '하투'로 대변됐던 현대차의 교섭 분위기가 180도로 달라진 것이다. 현대차 노사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악화와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맬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하언태 현대차 사장은 담화문을 내고 "원만히 마무리되지 못하면 코로나19 재확산 위기 지속, 여론 등을 고려할 때 노사 모두에 혼란과 피해만 초래할 뿐이다"라며 "일부 아쉬움이 있더라도 이번 고비를 잘 넘기고 미래 산업 변화에 성공적으로 대응한다면 현대차는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현대차 노조의 찬반투표 결과가 주목한다. 찬반투표가 가결된다면 현대차 노사 관계 변화의 분위기가 다른 완성차 업체로 확산될 수 있다는 기대다. 완성차 5사 가운데 쌍용자동차는 일찌감치 임단협을 타결했고, 기아자동차와 한국지엠, 르노삼성자동차는 교섭이 진행 중이다.

기아차는 현대차 교섭 결과의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 만큼 가장 먼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 노사는 지난달 27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임단협 교섭을 시작했다. 아직까지 협의에 큰 진전은 없는 상황이지만 현대차 임협이 타결되면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반면 한국지엠은 노조의 쟁의행위가 일촉즉발이다. 노조는 이달 초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해 80%의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또한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 조정도 신청해 24일로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중노위는 지난 14일 한차례 조정연장을 결정한 만큼 이번에는 노조가 쟁의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노조가 쟁의권을 확보하더라도 곧바로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추석 전 잠정합의안 도출을 목표로 했던 사측으로서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자동차 업계에서도 한국지엠 노조의 파업 가능성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앞서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한국GM 등 외국인투자기업은 해외공장 간 생산 물량 확보를 위한 경쟁을 하는 상황에서 국내 공장에서 노사갈등과 생산차질이 발생하는 경우 이들 기업은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르노삼성자동차의 임단협 교섭도 길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노조가 금속노조 가입 추진을 위해 찬반투표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교섭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 노조 집행부의 임기가 오는 11월 만료되는 것도 변수다.

또한 르노삼성차가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18일까지 한 달 가까이 공장 가동을 멈추는 것도 교섭 진행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아직 실무교섭 단계로 본교섭은 시작도 하지 못했다"면서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한편 해마다 반복되는 임단협 갈등으로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완성차 업계는 임금협상과 임금 및 단체협상을 격년으로 체결하면서 매년 교섭에 나서고 있다. 이에 한국지엠 사측은 노조에 임금 관련 교섭을 2년에 한 번씩 진행하자고 제안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매년 반복되는 교섭인데도 해마다 갈등이 불거지고 그러다보니 1년 내내 교섭을 진행하는 경우도 허다하다"면서 "교섭 주기를 2년 이상으로 늘리고 노사 양측이 만족할 수 있는 합의안을 마련하는게 보다 발전적인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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