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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유통업계, 이커머스도 버거운데 배달앱까지


최중요 요소 '집객'에 타격…"체험요소 강화·자체 배송역량 확충 전력"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이커머스 업계와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이번에는 배달앱의 유통 시장 진출에 긴장하고 있다.

이들 배달앱은 폭넓게 갖춰진 배달 인프라를 활용해 '핀 포인트 쇼핑'이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오프라인 유통의 핵심인 '집객'에 타격을 입힐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업계는 오프라인만의 '체험형 요소'를 강화하고, 자체 배송 역량을 확충하는 등 경쟁력 키우기에 고심하는 모양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앱 업계 1, 2위인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는 현재 식재료 및 생활용품을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배달의민족이 지난해 11월 먼저 'B마트'를 출범시킨 데 이어, 지난 16일에는 요기요가 '요마트'를 서울 강남에 론칭시켰다.

이들은 다양한 상품을 직접 대량 매입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후, 널리 퍼져 있는 배달 인프라를 활용한 '퀵커머스'를 강력한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실제 B마트가 현재 배달하고 있는 품목은 신선식품, 밀키트, 생활용품 등 카테고리에서 3천여 개가 넘는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생활용품 배달에 나서자 업계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뉴시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생활용품 배달에 나서자 업계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뉴시스]

이에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매장에 찾아온 소비자들이 다양한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 중요한 대형마트 업계는 물론, '골목상권'을 중심으로 영업해 이커머스에 의한 타격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편의점 업계도 이들 배달앱의 역습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돼 졸지에 경쟁 시장에 던져졌다는 평이다.

편의점업계는 배달앱의 유통망 넓히기에 가장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이날 공식 입장자료를 통해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의 오프라인 유통 시장 공략이 결국 골목상권과 중간 유통망의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며 우려의 뜻을 나타내기도 했다.

골목상권 역시 편의점과 마찬가지 반응이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한상총련)과 한국펫산업소매협회는 지난 23~24일 연달아 입장문을 내고 B마트와 요마트가 시장 질서를 교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배달앱의 골목상권 진출이 규제 사각지대를 노리는 행위라는 주장도 이어졌다. 이들이 해외 자본으로 운영되고 있어 ▲전통시장 및 골목상권 보호 ▲영업시간, 영업일수 제한 ▲판매 품목 제한 등 규제에서 벗어나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업계는 이커머스가 잦은 논란 속에도 시장에 안착하고, 코로나19 사태 등을 호재 삼아 한순간에 업계 '주류'로 도약한 만큼 배달앱의 시장 공략도 결국 유사한 형태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규제가 이뤄진다 하더라도 그 사이 시간에 시장을 충분히 잠식당할 수 있는 만큼, 이를 막아내기 위해 자체적인 경쟁력을 높이는 데 더욱 주력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편의점 업계는 생활밀착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 이탈을 막으려는 모습이다. 특히 B마트, 요마트와 유사한 형태의 배달 서비스를 선보이며 전면전에 뛰어들었다.

GS25는 최근 1.5km 이내 동네 배달 서비스 '우리동네 딜리버리'를 론칭해 예상치의 수 배를 뛰어넘는 배달자(우친)을 모집하는 데 성공했다. 아직 서비스 론칭 초기지만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CU 역시 유사한 형태의 서비스를 조만간 론칭할 예정이다.

대형마트 업계는 '체험성'을 극대화한 매장을 내세워 '퀵커머스'의 도전에 맞서고 있다. [사진=홈플러스]
대형마트 업계는 '체험성'을 극대화한 매장을 내세워 '퀵커머스'의 도전에 맞서고 있다. [사진=홈플러스]

대형마트 업계는 자체 배송 역량 확충을 목표로 서비스 개선에 열중하고 있다. 실제 홈플러스는 '올라인'이라는 기치 아래 점포가 물류센터의 역할을 수행하는 '홈플러스 풀필먼트 센터'의 비중을 높여가고 있으며, 롯데마트도 비슷한 서비스를 확충해 나가고 있다.

또 골목상권 위주의 편의점과 달리 넓은 면적의 점포를 보유하고 있는 것을 강점 삼아 '체험 요소'를 강화하는 작업에도 한창이다.

이마트는 지난 5월 기존 대형마트에 비해 신선식품과 임대매장을 전면에 내세운 '이마트타운 월계점'을 선보여 호평받았고, 홈플러스는 커뮤니티성을 극대화한 '코너스' 매장을 지난달 말 부산 아시아드점에 오픈했다. 이들 매장은 모두 어려움 속에서도 '플러스 성장'을 기록하며 대형마트의 미래를 제시하고 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앱의 오프라인 유통 진출에 대한 규제가 만들어진다 하더라도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며, 그 사이에 손을 놓고 있다가는 편의성을 앞세운 신규 서비스에게 밀리는 것은 시간 문제"라며 "규제를 주장하기보다는 오프라인 업계만에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등 자체 역량을 키우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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