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별사] 세븐나이츠의 콘솔 재해석…이 정도면 '합격점'

원작에 등장했던 캐릭터들이 3가지 기술을 사용한 전투를 한다는 점은 동일하다. 기술의 컷신도 원작과 같다. 다만 싱글 플레이 게임이니만큼 과금 등 요소는 없앴고, 전투는 시간 제한이 있는 턴제로 재편됐으며 상태이상도 많이 간소화됐다. 대신 '속성' 개념을 새로 도입했으며, 게이지가 차면 강력한 '스트라이크' 기술을 쓸 수 있게 해 '세븐나이츠: 타임원더러'만의 독자적인 전투 시스템을 구축했다.

탐험은 기본적으로 노드로 구성된 맵을 돌아다니는 방식이다. 노드 위에서 대화, 몬스터와의 전투 등 각종 이벤트가 진행된다. 자유롭게 맵을 돌아다니는 방식이 아니다보니 처음에는 답답했지만, 게임이 익숙해지니 바로 앞에 물음표나 말풍선 등이 표기된 노드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맵을 얼마나 샅샅이 탐사했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넷마블 측은 노드 구성이 '닌텐도 스위치' 플랫폼을 고려한 것이라 설명이지만 사실 직관적으로 이해는 되지 않았다.

약 10여시간을 플레이해 보니 전반적으로 JRPG(일본식 RPG)를 하는 느낌이다. 자유도가 높지 않고 스토리 라인이 다소 일직선적이며, 세븐나이츠 IP 특성상 각 캐릭터가 부각되는 면이 크기 때문으로 보였다. 캐릭터 역시 이미 시작부터 기술이 정해져 있고 일정 레벨에 따라 기술의 위력이 오르는 정도로 육성 방향이 제한된다. 마침 턴제 전투는 JRPG의 주요 특징이기도 하다.

즐길거리를 다변화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은 분명했다. 맵 곳곳에 메인스토리와 별개로 숨겨진 이야기를 진행 가능하며 이를 완료하면 다양한 아이템을 제공한다. '에고닉스'로 등장인물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감상할 수 있는데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얻는 보상이 달라진다.

또 '도장깨기' 콘셉트의 도전형 콘텐츠 '루나닉스'도 게임 중반부터 즐길 수 있다. 넷마블이 게임의 플레이 타임을 약 20시간으로 잡았는데 이들을 꼼꼼히 즐기면 20시간대 중후반의 플레이 타임은 보장된다.

캐릭터의 기술이 정해져 있는 것은 세븐나이츠 IP를 심는 과정에서 원작을 그대로 구현하느라 발생한 어쩔 수 없는 요소다. 이 때문에 캐릭터 자체의 육성보다는 15명의 영웅 중 상황에 따라 5명을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재미에 중점을 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각 챕터별로 다른 맵을 탐험하는데, 등장하는 몬스터의 속성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이 같은 플레이가 요구되는 측면이 있다.

다만 게임을 하면서 몇 가지 거슬리는 부분도 있다. 우선 꽤 오래 전에 처음 나온 세븐나이츠 원작과 비교해 그래픽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는 점. 최신 기기인 닌텐도 스위치를 사용했는데 이보다는 깔끔한 그래픽을 구현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었다. 특정 부분에서 더빙이 일본어로 출력되는 버그, 서브퀘스트가 있음에도 퀘스트를 정리한 목록이 별도로 없다는 점 등도 편의성 측면에서 아쉬웠다.

전투 면에서도 몇 가지가 걸렸다. 대표적으로 전투를 하다 보면 같은 연출이 지나치게 반복된다. 캐릭터별 스킬이 3개씩인데다가 주로 쓰게 되는 스킬은 정해져 있어 어쩔 수 없다지만, 연출 옵션을 'OFF'로 해도 카메라 움직임만 생략될 뿐 애니메이션은 그대로 구현돼 다소 지루하다. 공격할 적을 개별적으로 정할 수 없도록 한 부분도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대목이다.

결론적으로 '세븐나이츠' 원작을 조금 다른 느낌으로 해 보고 싶거나, 혹은 무난한 JRPG 게임을 즐기고 싶은 이용자라면 충분히 플레이해볼 만한 게임이다. 구관이 명관이라고, 세븐나이츠를 즐겨온 이용자라면 각 캐릭터들의 새로운 이야기들이 나오는 이 게임이 마치 보너스처럼 느껴질 수 있다. 세븐나이츠2 출시를 1주일 앞둔 시점, 닌텐도 스위치 이용자라면 가볍게 즐기면서 차기 '세븐나이츠' 출시를 기다려 보는 것은 어떨까.

윤선훈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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