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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작게임이 쏟아진다] ⑮아라곤네트웍스의 '샤인온라인'


 

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

온라인 게임 시장을 두고 예측 불허의 대격전이 벌어진다. 리니지 등이 장악했던 시장에 개발비만 수십 억 원 이상이 들어간 대작이 곧 줄줄이 도전장을 던지는 것. 그들이 제공하는 게임 내용만큼이나 이용자를 뺏기 위한 게임간 격돌도 흥미진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존 정통 역할수행 게임(RPG)에 PC 및 콘솔 게임이나 1인칭 슈팅(FPS) 게임 방식을 적용하는 등 격전의 방식도 예년과 달리 현란하다.

아이뉴스24는 2005년 벽두부터 '온라인 게임 춘추전국시대'에 출전할 주요 게임을 집중 조명한다. [편집자주]

게임의 분위기만 놓고 보면 만화풍으로 제작된 '마비노기'나 '라그나로크' 등의 3차원(3D) 게임과 유사하다. 그러나 아라곤네트웍스(대표 박준서)는 최대한 만화에 가까운 느낌을 주기 위해 보다 심혈을 기울였다.

기존 만화풍의 온라인 게임들이 카툰 렌더링 기법을 적용해 만들어진 것과 달리 카툰 맵핑이라는 새로운 기술로 그래픽를 구현했다. 카툰 맵핑 기법이란 렌더링에서 물체의 외곽선을 처리하는 방법은 그대로 적용하되, 나머지 작업은 대부분 수작업을 거쳐 정밀하게 표현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적은 수의 폴리곤(3차원 컴퓨터 그래픽에서 입체형상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다각형 모양의 가장 작은 단위)을 사용해 시스템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도, 보다 3D 만화에 가까운 그래픽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샤인온라인'은 귀여운 느낌을 주는 온라인 게임 '라그나로크'나 '씰온라인' 등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 6등신 캐릭터와 사실적인 배경을 도입하고 있다. 이는 이용자층을 15~24세로 보다 확대하기 위한 개발사의 선택이다. 24종의 캐릭터는 만화 '드래곤볼'이나 '샤먼 킹', '원피스' 등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유사하다고 보면 된다.

'샤인온라인'은 퓨전 판타지 세계관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밝은 느낌의 판타지 장르는 국내 도서 판매 순위나 대학 도서관 대여 순위에서 수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게임 이용자들이 거부감 없이 접근할 수 있는 장르인 것이다.

판타지 세계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사실성을 강조해, 독특하게 창조된 각종 지형지물과 몬스터들은 '샤인온라인'의 독창성을 강조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그러나 비슷한 콘셉트의 다른 MMO RPG에 비해 다소 이질감이 든다는 점은 아라곤네트웍스가 극복해야할 과제다.

이밖에 '샤인온라인'은 이용자들 간 '끼리끼리 문화'를 형성할 수 있도록 캐릭터의 감정 표현, 스승과 제자 시스템, 미니하우스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 가운데 미니하우스는 이용자 모두에게 제공되는 자기만의 공간으로, 개성을 표출할 수 있고 상점 및 사교 장소로 활용될 수도 있어 게임의 재미를 더해준다. 처음 천막 형태로 주어지는 미니하우스는 각종 소품과 테마를 바탕으로 웅장한 성 모양으로 꾸밀 수도 있다.

한편 아라곤네트웍스는 이용자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터페이스(화면상에 보이는 그래픽과 각종 기능)와 퀘스트, 길드 시스템, 공성전, 개인 대전 등 MMO RPG의 기본 기능들이 원활히 구현돼야 한다고 보고, 이에 초점을 맞춰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4일 동안 진행된 '샤인온라인'의 1차 비공개 테스트에서는 999명 모집에 2만5천여 명이 참가 신청을 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테스터들은 80% 정도가 꾸준히 참여했고, 홈페이지 게시판에 수천 개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에 따라 '샤인온라인'은 연초부터 쏟아지기 시작했던 대작 온라인 게임 가운데에서도 틈새를 공략하며 높은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아라곤네트웍스는 향후 서너 차례의 비공개 테스트를 거친 뒤, 오는 7월경 누구나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개방할 예정이다. 하루빨리 '샤인온라인'을 체험해보고 싶은 이용자들은 오는 19일부터 진행되는 또 한 번의 비공개 테스트에 참가 신청을 하면 된다.

"해외에서 호평 고무적"...박준서 사장

"지난해 게임의 초기 버전만 보고 일본 세가에서 비밀유지 계약(NDA) 관련 서류가 날아오는데 불과 3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샤인온라인'을 개발하고 있는 아라곤네트웍스의 박준서 사장은 해외 시장에서 호평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아라곤네트웍스는 세가 및 프랑스텔레콤과 각각 '샤인온라인'에 대한 NDA를 체결한 상태다. NDA란 출시될 제품에 대한 정보를 교류하되 외부에 유출하지 않도록 하는 계약을 말한다.

보통 NDA 계약이 체결되기까지 여러 달이 걸리기 마련이지만, 일본의 유명 게임업체 세가는 '샤인온라인'의 기본 정보만 보고 3일만에 계약서를 전달해왔다.

그만큼 만화풍의 온라인 게임을 선호하는 일본을 비롯해 아시아 및 유럽 시장에서 '샤인온라인'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아라곤네트웍스는 해외 서비스를 위한 준비에도 만전을 기하며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박 사장과 함께 향후 '샤인온라인'의 서비스 계획에 대해 얘기를 나눠봤다.

아라곤네트웍스는 아직 일반 이용자들에게 생소한 편인데.
"과거 PC 게임 배급업체로 이름을 날렸던 위자드소프트에서 분사한 회사다. 창업멤버인 심경주 사장과 윤종태 사장이 각각 게임업체 네오리진과 스튜디오실프를 세웠고, 본인은 지난해 2월 대부분의 위자드 출신 온라인 게임 개발자들과 함께 아라곤네트웍스를 설립했다."
아라곤네트웍스가 개발했던 게임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위자드소프트가 개발한 첫 온라인 게임 '포가튼 사가'를 제작했고, 10만 장 이상 팔린 인기 PC 게임 '쥬라기원시전2'도 만들었다. '샤인온라인'은 위자드 시절인 2003년 10월부터 기획했던 것이다."
'라그나로크'나 '씰온라인' 등과 차별점은.

"6등신 캐릭터와 사실적인 배경을 도입했다는 점이 다르고, '샤인온라인'만의 독특한 기능이 10가지 정도 적용돼 있다. 그러나 MMO RPG에서 중요한 것은 기본에 얼마나 충실하는가 하는 점이다. 차별화를 너무 강조하다보면 게임의 흥미가 쉽게 떨어질 수 있다."

다양한 MMO RPG들이 출시돼 있는데 '샤인온라인'만의 경쟁력이 있다면.
"실사풍의 '리니지'나 '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등이 점유하고 있는 시장 외에 틈새를 찾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2004년은 그 가능성을 판단하는 시기였고 좋은 결과를 얻었다. 세부 기능보다 '샤인온라인'이란 게임 자체가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여러 온라인 게임 가운데에서도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본다."
마케팅 및 유료화 계획은.
"공개 서비스 시점부터 본격적으로 마케팅을 시작할 계획이다. 가장 좋은 마케팅은 이용자들 사이 입에서 입으로 번지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게임 커뮤니티 사이트 쪽에 신경을 많이 쓰려고 한다. 배급업체에 게임을 넘기기보다 자체적으로 서비스하려고 한다. 해외 쪽은 정액 선불제, 국내는 부분 유료화 모델이 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기자기한 그래픽 일품" '샤인온라인' ID : 'sockos'

드디어 '샤인온라인'이 처음 선을 보이는 비공개 테스트 첫째 날이 왔다. 전날 저녁부터 다운로드가 진행돼 설치 및 테스트 준비에 있어 큰 무리가 없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서버오픈을 기다리다가 마침내 접속에 성공했다.

'샤인온라인'에는 4가지 직업을 바탕으로 24개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그 가운데 앨프족의 '아처' 캐릭터가 가장 맘에 들었다. 캐릭터를 만든 후 접속하자마자 보이는 건 루멘 광장을 가득 채운 사람들이었다.

보통의 비공개 테스트에서는 그 정도의 인원을 만나보기 어려웠다. 여기저기서 게임을 어떻게 하는지 묻기 바쁘고, 그 와중에 GM(Game Master)들이 돌아다니면서 답변을 해주곤 했다. 귀동냥으로 이런저런 정보를 얻고 나서 본격적인 사냥을 시작했다.

제일 처음 잡은 몬스터는 '슬라임'이었다. '샤인온라인'에서는 다른 게임들에 비해 낮은 레벨의 몬스터가 훨씬 크게 만들어져 있다는 게 특징이었다. 따라서 저레벨 이용자들도 게임을 즐기고자 하는 동기를 더 많이 얻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비주얼적인 면은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약간 높은 시스템 사양을 요구했기 때문에 초당 프레임도 낮을 거라 생각했지만, 화면은 상당히 부드럽게 전환됐다. 그리고 3D 게임을 즐기다 보면 눈이 피로해지기 마련인데, 다른 게임보다 훨씬 덜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반면 아직 1차 테스트라서 그런지 조작감이 좀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또 사운드 엔진에 약간 문제가 있는 것 같았다. 아직까지 3D 입체 음향은 물론 스테레오 음향도 지원되지 않는 듯 했다.

첫 번째 레벨업을 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캐릭터가 죽었다. 부활 기능이 아직 구현되지 않아 다시 접속을 하는데, 캐릭터 선택 이후 원활히 게임이 실행되지 않았다. 잠시 후 몇 차례 오류가 지속되더니 이내 로그인 문제가 해결됐다. 테스트 과정이니 만큼 이해하고 넘어가야 했다.

또 '유령 캐릭터'와 '유령 몬스터'가 등장하는 버그도 발생했다. '유령 캐릭터'는 죽은 뒤에도 돌아다니고 공격 및 채팅까지 하는 캐릭터를 가리킨다. '유령 몬스터'는 체력이 0인 상태에서도 돌아다니는 것들을 말한다.

그 와중에서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다. 버그로 인해 방어력과 체력이 무척 높아진 '보스 슬라임' 몬스터가 나타난 것이었다. 이를 알아챈 테스터 수십 명이 달려들어 이 몬스터를 잡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여러 가지 버그로 인해 정상적으로 게임의 흥미도를 판단하는 데는 무리가 있었다. 하지만 서버 운영이나 게임 접속에 있어 안정성을 점검할 수 있었을테니, 다음 테스트에서는 보다 완성된 단계의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게임 내에서 본 테스터들은 대부분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몇 가지 어색한 부분을 고치면 꽤 재미있는 게임이 될 것이란 의견이 많았고, 현재 상태에서도 아기자기한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이들도 있었다.

본인이 보기에도 그래픽은 정말 만족스러웠고, 아직 테스트 기간이란 점을 감안했을 때 '샤인온라인'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었다. 물론 조작감이나 타격감을 비롯해 MMO RPG의 기본적인 기능들은 완벽히 구현되도록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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