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이재용 회장 시대가 본격 개막함에 따라 탄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진 이 회장이 향후 삼성전자의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 지 관심이 집중된다. 반도체·바이오·5세대(5G) 등 갈수록 치열해지는 미래 먹거리 패권 경쟁과 미국의 반도체·전기차 배터리 제재가 현실화 된 상황에서 이 회장의 글로벌 인맥 복원 행보도 향후 더 가속화 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8월 16일 만난 이재용 부회장과 빌 게이츠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 이사장의 모습. [사진=삼성전자]](https://image.inews24.com/v1/8879a37002d8c9.jpg)
27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그 동안 수시로 해외를 오가며 국가 수반과 정치인은 물론, 구글·모더나 등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 등과 교류를 이어왔다.
실제 이 회장은 2019년 일본 이동통신 경영진, 팀 회트게스 독일 도이치텔레콤 최고경영자(CEO) 등과의 만남을 진행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을 방문해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등 전 업계 주요 임원진과 만남을 진행한 바 있다. 올해 5월에는 겔 싱어 인텔 CEO, 지난 8월에는 빌 게이츠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 이사장와의 미팅도 있었다.
이 회장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 반 자이드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 모디 인도 총리 등 글로벌 리더들과도 교류하고 있다. 특히 지난 5월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 첫 방문지로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에 방문하자 직접 안내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재계에선 이 회장이 그 동안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서 활발히 사업을 추진해 왔던 점을 토대로 앞으로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 확보 움직임도 더 속도를 낼 것으로 봤다.
특히 통신 사업에서의 기대감이 가장 크다. 앞서 이 회장이 인맥을 앞세워 지난 2020년 한국 통신장비 단일 수출 계약 중 가장 큰 8조원 규모로 삼성전자를 통해 5G 장기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이는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CEO와 이 부회장이 12여년간 오랜 친분을 쌓으며 탄탄한 신뢰 관계를 구축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최근 미국의 디시와 5G 통신장비 공급계약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이 회장의 네트워크는 빛났다. 이 회장이 디시 회장과 직접 만나 오랜 시간 산행을 함께 하며 사실상 협상을 마무리 지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그룹 회장 자녀들의 결혼식에도 국내 기업인 중 유일하게 초청 받아 인도를 방문하기도 했다. 인도 최대 통신사인 릴라이언스 지오는 현재 전국 LTE 네트워크에 100% 삼성 기지국을 쓰고 있다.
최근에는 이 회장의 네트워크 덕분에 일본에서 NTT그룹의 계열사 NTT동일본(동일본전신전화주식회사)의 5G 상용 서비스 확장 지원에도 나서게 됐다. 지난 3월 NTT동일본의 로컬 5G 네트워크 솔루션 공급업체로 선정된 데 이은 쾌거다.
재계 관계자는 "통신장비 사업은 계약 규모가 크고 장기 계약이 대부분"이라며 "주요 기간망으로 사회 인프라 성격을 띠고 있어 신뢰를 바탕으로 한 약속이 사업의 성패를 결정할 때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회장의 네트워크로 삼성전자는 5G 네트워크 장비 사업의 대형 계약 체결이나 신규 시장 진출 과정에 큰 도움을 받았다"며 "삼성전자 통신 장비 사업에 있어 이 회장의 네트워크가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고 덧붙였다.
![지난 8월 16일 만난 이재용 부회장과 빌 게이츠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 이사장의 모습. [사진=삼성전자]](https://image.inews24.com/v1/eb726be47e71de.jpg)
바이오 사업 역시 이 회장의 네트워크로 순항하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해 11월에는 미국에서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을 만나 삼성과 모더나 간 코로나 백신 공조, 향후 추가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눠 눈길을 끌었다. 같은 해 8월에는 모더나 최고경영진과 화상회의를 통해 성공적인 백신 생산을 통해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바이오 산업 전반으로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력 사업인 반도체 분야에서도 '글로벌 인맥왕'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5월 30일 방한한 팻 겔싱어 인텔 CEO를 만나 반도체 산업 전반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을 뿐 아니라 지난 6월에는 네덜란드 ASML 피터 베닝크 CEO를 만났다. ASML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생산하는 만큼 장비의 안정적 수급을 요청하기 위해서다. 다음달에도 피터 베닝크 CEO 등 ASML 주요 경영진이 방한할 예정인 만큼, 두 사람이 다시 만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회장은 벨기에에 위치한 유럽 최대 규모의 종합반도체 연구소인 아이멕(imec)에도 직접 찾아가 루크 반 덴 호브 CEO와 반도체 분야 최신 기술과 연구개발 방향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아이멕이 고안한 'BSPDN(백사이드파워딜리버리네트워크)'을 2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부터 활용키로 했다. 이 기술은 웨이퍼(반도체 원판)의 뒤쪽 면을 활용하는 기술로, 최근 대만 TSMC 등 경쟁사들도 도입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삼성전자는 2025년 2나노, 2027년 1.4나노에 이 기술을 도입한다.
![지난 8월 16일 만난 이재용 부회장과 빌 게이츠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 이사장의 모습. [사진=삼성전자]](https://image.inews24.com/v1/c50528187236f1.jpg)
국가 위기 때도 이 회장은 자신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민간 외교관'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 냈다. 지난 2020년 코로나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을 당시 화이자 백신을 국내에 조기 도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당초 작년 3분기부터 화이자 백신이 국내에 도입될 예정이었으나, 이 회장 덕분에 지난해 3월부터 백신 50만 명분이 조기에 도입됐다.
정부에서도 이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해 이 회장을 특사로 임명한 것이다. 이에 이 회장은 지난달 멕시코에 방문해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을 면담하고, 2030 세계박람회가 부산에서 열릴 수 있도록 지지를 요청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은 세계 각국에서 관심 있게 지켜보는 영향력 있는 기업인으로, 반도체가 국가기간산업으로 중요하다는 점에서 그의 역할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며 "향후 이 회장은 글로벌 경영 보폭을 넓혀 세계 주요 IT 기업의 경영자들과 신사업 기회를 모색하며 삼성의 미래 먹거리 확보에 활발하게 나설 듯 하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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