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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청소년 교육의 장으로 거듭나야" … 강지원 정보통신윤리위원장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암만 생각해도 잘 지은 이름 같단 말이야."

지난 21일 서초동 '청지' 사무실에서 변호사이자 오랜 시간 청소년 보호운동을 해온 강지원 정보통신윤리위원장을 만났다.

지난 1995년 처음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이하 정통윤)가 생겼을 때 위원으로 활동했던 강 위원장은 지난 해 4월 제6기 정보통신윤리위원회로 돌아와 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정통윤의 이름풀이부터 했다.

"정보통신은 산업입니다. 여기에 윤리가 접목되지 않으면 어떤 부작용이 나타날 지는 명확합니다. 사람이 행복할 수 있는 정보통신 산업을 위해서는 반드시 윤리가 함께 가야 합니다."

정보통신과 윤리와의 만남. 이는 '따뜻한 디지털'을 위한 필수 조건이기도 하다.

◆ 인터넷, 청소년 교육의 장으로 거듭나야

"청소년은 어떤 매체보다 인터넷에 친근감을 느낍니다. 학교보다 인터넷에서 알게 되는 정보가 더 많죠. 인터넷이 청소년들을 크게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강 위원장은 인터넷이 청소년을 실제로 '교육'하고 있는 만큼 유해정보를 차단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터넷이 어떤 방향으로 가느냐에 따라 청소년들의 삶이 달라지고 이는 곧 우리 사회의 미래를 결정한다는 것.

정통윤은 지난 4월부터 청소년유해정보 확인 심의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콘텐츠 제작 유통업자가 심의를 신청하면 관계법령과 심의기준에 비춰 위반여부를 확인해준다. 이를 토대로 사업자는 콘텐츠 제공여부를 자율적으로 결정하는데 현재 이동통신사들은 정통윤의 심의를 받은 콘텐츠만 제공하고 있다.

정통윤은 신고가 들어오거나 사회적 이슈가 되는 사안에 대해 기획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사업자에 시정할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

'청소년'에 기준을 맞춘 심의활동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 강 위원장은 '담배' 이야기로 명쾌하게 상황을 정리했다.

"공공장소에서는 금연이 원칙이고 따로 흡연공간을 두는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표현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어른과 청소년 모두가 공유하는 인터넷이란 공간을 어른만을 위해 써서는 안됩니다."

강 위원장은 인터넷이 청소년에게 자기계발의 장이 되기를 희망했다.

◆ 양심에 호소하는 신호등 될 것

디지털콘텐츠에 대한 심의 활동을 하는 정통윤이 사실상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규제가 아닌 '네티켓'이라는 양심이다.

정통윤에서는 'IT코리아, 네티켓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교육청, 시민단체, 지방자치단체 등과 함께 지속적인 네티켓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사이버 청정학교'를 통해 청소년의 올바른 정보이용을 유도하고 '사이버패트롤' 자원활동을 통해 유해정보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강 위원장은 "법으로 엄단해도 사라지지 않는 유해정보가 양심에 맡긴다고 정화 되겠냐는 말을 많이 듣는데 네티켓 캠페인이야 말로 어떤 규제보다 실효성이 있다"고 확신했다.

'무엇을 하지 마라'가 아닌 스스로 하지 않도록 만드는 게 중요하단다. 당장 눈에 띄게 달라지는 것은 없더라도 꾸준히 하다 보면 어떤 규제보다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게 강 위원장의 설명.

그는 "정통윤은 네티켓 이라는 양심에 호소하면서도 현재 나타난 정보의 유해성에 대해서는 엄격한 선을 긋는 신호등"이라고 말했다.

얼마 전 정통윤은 인터넷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2006 인터넷 정보 이용실태조사'를 실시했다. 불법·청소년 유해정보와 사이버폭력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남에 따라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 성폭력, 명예훼손 등의 피해 상담을 강화하고 청소년보호책임자 제도를 활성화하는 등 기존 정책을 보완할 계획이다.

검·경찰, 국가청소년위원회 등 사이버폭력 대응기관과 협력해 피해자가 한 번 신고하면 피해구제와 가해자 고발이 가능한 '사이버폭력 원스톱 신고체계'를 마련하고 인터넷 전화, IP TV 등 신매체에 유통되는 불법정보에 대한 규제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 재기발랄함 키우고, 상처는 줄이고

"도처에 세종대왕이에요"

강 위원장은 네티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높게 평가했다. 끊임없이 등장하는 조어, 축약어를 모두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역동적인 문화만큼은 즐겁게 이해할 수 있단다. 패러디물을 통한 사회 비판정신도 강 위원장이 높이 사는 부분이다.

반면 인터넷에서 사람이 받을 상처에 배려가 없는 것은 우려했다. 특히 언어폭력이 일상화한 공간에서 젊은이들이 점점 독선적인 성향을 띄게 되는 것을 걱정했다.

그는 네티즌들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살리면서 상처는 줄이는 일을 정통윤이 하고 있다고 했다. 밖에서 보기에 규제만 하는 곳 같지만 실제로는 최소한의 규제를 통해 인터넷 문화를 긍정적으로 일구는 일을 한다고.

"좋은 문화가 자리잡기 위해서는 일정한 규칙이 필요하고, 규칙이 잘 지켜지기 위해서는 선을 지향하는 문화가 필요합니다. 규제와 문화는 반드시 함께 가야만 합니다."

강 위원장은 네티즌들이 타인을 배려하는 룰을 지키면서 자신의 창의력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진짜 '세종대왕'이 되길 기대했다.

김연주기자 tot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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