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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충전소 안전 확보하려면 엄격한 관리 필요"


강릉 수소탱크 폭발사고 이후 충전소 안전 우려

[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강릉 수소탱크 폭발사고와 함께 수소차 인프라로 꼽히는 수소충전소의 안전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국내 수소충전소가 국제적으로 검증된 안전기준에 따라 설치·운영되고 있다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충전소의 안전을 100% 장담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정부는 지난 23일 강릉 실험용 수소탱크 폭발 사고 이후 상업용 충전소의 수소탱크는 사고탱크와 달리 국제적 기준에 적합한 재질로 만들어졌다고 해명했다. 금속 재질로 만들어진 사고 탱크와 달리 충전소 탱크는 탄소복합섬유로 만들어져 내부 압력이 높아도 파열이 아닌 찢어지는 형태로 설계돼 대규모 폭발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 "탄소섬유 탱크도 안전성 100% 보장 못해"

탄소섬유로 만든 탱크가 튼튼한 것은 전문가들도 인정하고 있다. 이덕환 서강대학교 화학과 교수는 "탄소섬유가 튼튼한 것은 사실"이라며 "총알도 잘 못뚫고 지나갈 정도로 탄소섬유로 만든 수소탱크는 쉽게 파괴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작은 크기에다 700기압이라는 높은 압력으로 보관해야하는 수소의 특성상, 탄소섬유 재질이 아닌 일반 금속탱크는 녹이 슬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고 탄소섬유로 만든 탱크에 수소를 보관한다고 해서 안전성을 100% 보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교수는 "아무리 좋은 재질로 만들어도 잘못 만들면 찢어질 수 있다"며 "탄소섬유 재질로 만들었다고 충전소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대학 화학공학과 A교수도 "높은 압력이 필요하고 수소 가스라는 특성 때문에 디자인 설계할 때 주의해야할 점이 많다"며 "이 때문에 수소충전소 탱크를 만드는 데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소탱크 폭발사고가 일어난 강원 강릉시 대전동 강원테크노파크 연료전기세라믹부품공장. [사진=뉴시스]
수소탱크 폭발사고가 일어난 강원 강릉시 대전동 강원테크노파크 연료전기세라믹부품공장. [사진=뉴시스]

◆ 물리적 폭발과 탱크관리소홀 모두 화학적 폭발 위험 가져와

가장 우려되는 것은 화학적 폭발 위험이다. 물리적 폭발로 탱크 겉면이 찢어진다면 내부 수소가 누출될 가능성이 커지는데, 이는 곧 화학적 폭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가스 연료는 물리적 폭발만 위험한 게 아니라 폭발 이후 가스가 새어 나와서 2차적으로 화학적 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게 심각한 문제"라며 "모든 가스 연료가 이런 위험을 안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화학적 폭발의 심각성은 물리적 폭발하고 비교되지 않는다"며 "물리적 폭발은 옆에 있는 사람이 다치고 옆에 있는 창문이 깨지는 정도지만 화학적 폭발은 300m 떨어진 건물이 부서질 정도로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물리적 폭발뿐 아니라 탱크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할 경우 수소 누출로 인한 화학적 폭발 가능성도 있다. 이 교수는 "연료탱크를 잘못다루거나, 충전하거나 사용할 때 작업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면 수소가 새어나갈 가능성은 언제든 있다"고 설명했다.

7월 말 완공 예정인 국회 수소충전소 조감도. [사진=산업통상자원부]
7월 말 완공 예정인 국회 수소충전소 조감도. [사진=산업통상자원부]

◆ "안전 위해서는 엄격한 관리 필요"

정부는 지난 20일 수소차 충전인프라 확대를 위해 '고압가스 안전관리법' 시행령·시행규칙을 개정·공포했다. 충전소 안전관리자 자격 등 운영기준과 충전소 설치기준 등의 규제를 완화하는 게 주 내용이다.

이 교수는 "고압가스안전관리법 개정은 어처구니없는 것"이라며 "탱크를 아무리 잘 만들어도 관리자가 실수를 해서 수소 연료가 새어 나오면 재앙이 벌어진다"고 지적했다.

A 교수는 "규제를 완화한다고 하는데 반드시 지켜야할 사항을 줄이면 안된다"며 "안전문제와 관련해 완화하는 방향은 신중해야 하고, 따져봐서 강화할 것은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소를 꼭 사용해야 한다면 누출에 의한 폭발 위험성이 항상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이를 세심하고 엄격하게 관리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수소는 굉장히 위험한 가스 연료로 도시가스나 LPG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며 "조심스럽고 엄격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하고, 수칙을 지키지 않을 경우 무거운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A교수도 "수소충전소를 세운다면 안전공사 같은 전문 집단에서 지속적으로 관리해 사고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황금빛 기자 gol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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