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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태수 100일 ㊥] 주력 '정유·에너지' 뒷걸음질…첫 시험대


그룹 성장 정체 돌파구 과제로…미래 먹거리 창출 최우선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취임 100일을 맞은 허태수 GS그룹 회장이 '혁신 DNA'를 통해 변화를 주도하고 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력 계열사인 정유와 에너지 부문의 부진이 그룹 전체 실적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어서다.

더욱이 정유 부문의 실적 변동을 상쇄시켜온 비(非)정유 계열사들도 내수경기 침체 등의 원인으로 정체에 빠지면서 허 회장의 어께를 더 무겁게 하고 있다.

이같은 현실을 고려할 때 허 회장이 유가와 환율 등 대외변수에 영향을 많이 받는 정유 부문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고 신성장 사업 발굴을 최우선적으로 강구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허 회장 취임 후 첫 시험대인 셈이다.

허태수 GS 회장 [사진=GS]
허태수 GS 회장 [사진=GS]

◆정유·에너지부문, 그룹 전체 영업익 75% 차지

11일 GS그룹의 지주사인 (주)GS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06% 감소한 2조316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무려 35.2% 감소한 6천674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매출은 0.1% 증가한 17조7천739억원을 거뒀다.

GS의 실적부진 배경에는 핵심사업인 정유와 에너지 부문이 뒷걸음질 쳤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에너지 부문은 그룹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75%를 차지했다. GS에너지는 GS칼텍스와 GS파워 등의 자회사를 둔 에너지사업 전문 중간지주사다.

GS에너지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조3천389억원으로 전년(1조5천30억원) 대비 11% 감소했다. 순이익은 무려 52.1% 감소한 2천908억원에 그쳤다. GS에너지가 저조한 실적을 거둔 이유는 핵심 자회사인 GS칼텍스가 역성장을 기록한 데다 전력 및 가스, 자원개발 등 자체사업 부진 때문이다.

GS칼텍스는 지난해 정제마진 악화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8.7% 악화된 8천797억원, 순이익은 35.6% 감소한 4천526억원을 기록했다. 중국의 신규 정유설비 가동에 따른 공급 증가와 선박 연료유 황 함유량 기준 강화에 앞서 고유황유(HSFO) 가격이 급락하며 정제마진 하락으로 실적이 부진했다.

GS칼텍스는 지배구조 상 GS에너지의 산하에 있지만 지분율(셰브런과 50대 50 합작) 상 종속기업이 아닌 공동기업으로 분류돼 GS에너지의 연결 기준 자산총계에 일부만 포함된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와 세계 발전시장 침체 등으로 자체사업도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GS칼텍스 실적 [사진=GS]
GS칼텍스 실적 [사진=GS]

◆비(非)정유 계열사들의 정체…그룹 재무구조 악화

문제는 비 정유부문도 성장성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GS리테일, GS홈쇼핑은 안정적인 상각전영업이익(EBITDA)으로 GS칼텍스의 변동성을 상쇄시키는 역할을 충분히 해왔다. 하지만 내수경기 부진과 유통업계 경쟁 심화 등 구조적인 이유로 현 상태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GS건설 역시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7천660억원, 매출 10조4천160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각각 28.1%, 20.7% 떨어졌다. 분양 실적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GS건설은 ㈜GS 연결실적에 잡히지는 않지만, 그룹 전체 매출 비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달한다.

정유 및 에너지 부문의 현금창출력 하락과 비정유 부문의 수익성 하락이 그룹 전반의 재무구조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주)GS의 부채총계는 전년 보다 13.3% 증가한 13조7천167억원을 기록하며 부채비율은 115%에서 124.3%까지 올랐다.

결국 허 회장은 외생변수의 변화에 수익성 변동이 큰 정유 및 에너지 부문의 비중을 낮추고 이를 대체할 신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 허 회장은 지난해 (주)GS를 중심으로 미래 먹거리 투자를 위해 그룹 펀드를 조성하고 계열사별 출자 금액을 받은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와 LG, 한화그룹 등이 전기차 배터리와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베팅한 것과 대조적으로 GS그룹은 조용한 편"이라며 "허 회장이 혁신경영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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