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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90% 셧다운에 꽉 막힌 자금줄…긴급수혈도 백약무효


정부, 자금 지원 시작했지만…"여름 전에 도산하는데 나올 것"

[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국적 항공사들이 노선 운항을 90% 가까이 중단하면서 자금줄이 꽉 막혔다. 정부로부터 긴급 자금 지원의 물꼬를 튼 상태지만, 사태가 언제 끝날지 예측할 수 없다보니 여전히 막막한 상황이다.

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항공사들이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 항공기 리스비, 인건비 등 고정비가 나갈 뿐 아니라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를 상환해야 하는데 자금줄이 막혀서다.

정부가 지난 1월 26일부터 2월 12일까지 집계한 것에 따르면 항공권 예약취소·환불 급증으로 해당 기간 약 3천 억 원의 항공사 환불이 발생했다. 대형항공사(FSC)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1천275억 원과 671억 원,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 225억 원, 진에어 290억 원, 이스타항공 190억 원, 에어서울 40억 원, 티웨이항공 227억 원 등이다.

항공사들 입장에서는 매출이 있다면 고정비도 지불할 수 있고 환불도 해줄 수 있고 부채도 상환할 수 있는데, 현재는 당장의 매출뿐 아니라 미래의 매출마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즉 들어올 돈이 없는 상황에서 나갈 돈만 쌓이고 있는 셈이다.

현재 LCC들은 제주항공과 진에어가 두 노선씩 국제선을 운항하고 있는 것을 빼고 모두 국제선 운항을 중단한 상태다. 이스타항공은 아예 국내선까지 운항을 중단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국제선 약 85%가 축소됐고 4월 예약률도 전년대비 90% 줄어들었다. 대한항공도 기존에 운항하던 노선의 80% 이상을 감편한 상태다.

 [조성우 기자]
[조성우 기자]

결국 현금 확보가 필요한데, 이 때문에 정부는 지난해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때부터 현 코로나19 사태까지 상대적으로 타격을 크게 받고 있으면서 현금성 자산이 부족하고 항공기 리스로 대출을 받을 담보물마저 마땅치 않은 LCC에 먼저 긴급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정부는 LCC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지난 2월 최대 3천 억 원 범위 내에서 지원한다고 밝혔는데, 현재 이 가운데 총 400억 원을 KDB산업은행(산은)에서 투입한 상태다. 총 3곳으로 티웨이항공에 긴급 운영자금으로 60억 원을 무담보로 승인했고,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에 각각 200억 원과 140억 원을 지원했다.

현재 산은에서는 다른 LCC들에 대한 자금 지원도 심사 중이다. 산은 관계자는 "LCC 3곳에 지원하기로 한 것은 승인이 완료된 것만 발표한 것"이라면서 "그 외 LCC들에 대한 지원도 최대한 빨리 심사를 마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결국 들어가는 제반 비용에 대한 현금 확보가 필요한데 대기업이 배경으로 돼 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HDC그룹), 제주항공(애경) 등은 어느 정도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자금이 유입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이런 곳은 보유하고 있는 자산, 건물, 부동산, 기재 등 이런 담보물건도 있어 대출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FSC인 대한항공도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타격이 컸는지, 이달 30일 6천 억 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해당 내용의 증권신고서를 수리했다. 이는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매출을 담보로 잡고 돈을 조달하는 것이다. ABS와 같은 회사채 발행의 경우 기업의 신용도와 관련하는데, 대한항공의 경우 신용도가 높다보니 여건이 돼서다. LCC 같은 경우 검증이 되지 않아 쉽지 않다.

물론 이 또한 현 위기에선 부족한 조치다. 이에 FSC와 LCC 모두 한 목소리로 LCC에게만 투입하는 긴급 자금 지원을 FSC까지 확대하고, 항공사 채권 발행 시 정부가 지급 보증을 해달라는 요구를 추가적으로 정부에 건의한 상태다.

 [사진=대한항공]
[사진=대한항공]

여기에 항공사들은 고용유지지원금도 신청했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지난 16일 항공여객운송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하면서 기업 규모에 제한 없이 FSC 등도 지원 대상에 포함했다. 이에 따라 고용유지지원금은 현행 사업주가 노동자에게 지급한 휴업·휴직수당의 75%에서 최대 90%로 늘어났다.

항공사들은 각 본사가 위치한 지방고용노동청에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한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관계자는 "현재 항공사들 중에 고용유지지원금 신청을 한 곳도 있고 신청을 준비하는 곳도 있다"면서 "3월 달부터 본격적으로 들어오는 거라 일단 고용유지기한이나 신규채용 등 규정에 따라 다양하게 검토를 한 후에 집행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용식 교수는 "현재 항공사들에겐 현금 지원이 가장 현실적으로 시급하다"면서 "이대로 가면 여름도 안돼서 도산하는 데가 나올 것"이라고 얘기했다.

황금빛 기자 gol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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